유명식품회사 카레서 수은 발견 충격-회사측,공정상 불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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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환경.보건문제가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내에서 판 모유명식품회사의 인스턴트 카레에서 최근 무기수은이 발견(中央日報 15일자 23면보도)돼 소비자들에게 충격과 함께 「과연 어떻게 수은이 들어갔을까」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측은 제조과정을 비롯한 전반적인 생산공정이 완전 자동화로 이뤄지고 세차례에 걸친 감지기(센서)를 통과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중금속이 섞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카레를 먹은 서구봉선동 李모씨(36.여)의 딸(8.국교1년)의 온몸에 붉은 반점이 번지고 설사.고열증세를보여 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있는데다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의 성분분석결과 식품에서 수은이 검출돼▲제조상 이물질 혼합▲유통과정에서 하자발생▲고의적인 이물질 투입등 혼합가능성을 놓고 조사를진행중이다.
문제가 되고있는 「3분카레」를 생산한 O식품측에 따르면 양파.감자.쇠고기.밀가루가 주성분인 원료를 조리솥에서 볶는 과정에서부터 끓임-포장-고온살균-생산에 이르기까지 1,2차공정이 완전자동화로 이뤄진다는 것.
또 회사측은 제품 생산과정에서 금속검출기.불량감지기등 세차례의 컴퓨터 감지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금속류가 섞일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사측은 『수은이 검출된 카레와 생산일자가 동일한 제품을 전국 각지의 대리점에서 5백여개를 수거해 표본조사했으나 이물질이발견된 제품은 없었다』며 『현재 대리점이나 소비자로부터도 불량제품에 대한 제보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 다.
카레에 섞인 은단알맹이 크기의 금속류를 분석한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 물질에 흔히 온도계에 많이 사용되는 무기수은이 대량 함유된 것으로 판명했다.
시보건환경연구원은 『李씨로부터 수거한 금속류를 분석한 결과 비록 신경계통에 치명적인 유기수은 성분은 아니지만 무기수은이 96%나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무튼 「밀폐된 카레봉지에서 수은이 발견됐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주장과 「수은자체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회사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보호측면에서도 수은이 들어가게 된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는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무기수은의 경우 한때 일본열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미나마타病」을 유발하는 유기수은과는 중독성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아직 학계에서「무해판정」이 내려지지 않은 중금속이기 때문이다. [光州=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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