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우라늄 비축계획/“동북아안보 큰 위협”/미 핵통제연구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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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핵무기제조 「플루토늄」 고집 주변국 긴장/값싼 「저농축」 사용땐 예산 227억불 절약/한반도 비핵화 노력에도 걸림돌
미국의 사설연구기관인 핵통제연구소(NCI)는 14일 일본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라늄 비축계획은 동북아 안보에 위협이 될뿐 아니라 일본 경제에도 낭비만 초래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NCI가 이날 공개한 논문요지.
일본은 핵무기 제조로 전용이 가능한 플루토늄을 비축하는 것보다 핵무기 전환이 되지 않는 저농축 우라늄을 비축하는 것이 일본의 에너지 안보는 물론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일본은 에너지안보를 이유로 전략적 우라늄 비축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이것이 석유를 비축하는 것보다 훨씬 장기간 에너지 안보를 확보해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세계에는 현재 값싼 천연우라늄이 세계 핵에너지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고 있으며 우라늄 농축서비스도 충분한 상태다.
일본은 상업용 플루토늄 비축계획으로 모두 5백1억∼5백49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증식로 건설과 핵연료 교체시설,그리고 값이 훨씬 비싼 플루토늄·우라늄 혼합연료(MOX)를 사용해야 하는 부수경비까지 포함된 액수다.
그러나 일본이 앞으로 50년을 목표로 핵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가동중인 일본내 기존 경수로 전체를 위해 저농축 우라늄을 구입한다면 모두 2백92억∼3백86억달러면 가능하다.
또 2030년까지 건설계획중인 경수로까지 포함한다해도 50년치를 위한 경비는 3백40억∼4백61억달러면 충분하다.
미국이나 러시아 보유 핵무기에서 제거,저농축 우라늄으로 재처리한 핵연료를 구입한다면 경비는 훨씬 더 적게 소요될 것이다.
더욱이 일본이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고속증식로는 경제적으로나 환경 등 안전문제 및 핵무기 확산금지와 관련해 대부분의 나라들이 건설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플루토늄 대신 저농축 우라늄 연료를 구입할 경우 2백27억달러(44%)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일본이 만일 이같은 경비절감부분을 러시아 지원으로 돌리면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값싼 천연우라늄과 저농축 우라늄을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나아가 현재 양국간 현안이 되고 있는 쿠릴열도 반환문제도 해결의 기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플루토늄 반입을 위한 해상수송과 관련,아시아태평양지역에 불안정을 야기하지 않아도 될 것이며 앞으로 일본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거론할 때 인접국들의 반대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본이 플루토늄 비축을 포기하는 경우 현재 국제문제가 되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노력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워싱턴=진창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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