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복지재단 효행상 효행대상 이영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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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삼성복지재단 선정 제19회 효행대상을 수상하는 李英玉씨(경기도남양주군진접읍양지2리460).
李씨는 지난 84년 뇌출혈로 쓰러져 50일만에 깨어난 남편이지난2일 또다시 쓰러져 12일째 혼수상태로 회생조차 어려울 것같다고 울먹였다.
『11년전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시아버지가 중풍을 일으켰습니다.7남매를 학교에 보낼 생각을 하니까 온몸에서 식은땀이나더군요.정말 죽어라고 뛰었어요.딸 셋을 간신히 출가시키고 숨돌리려니까 남편이 또 쓰러졌습니다.』 경기도부천 소래에서 살다가 23세때 선조차 제대로 못보고 시집을 왔다는 그는 논농사 2천평으로 12식구에 중풍과 노인성 치매현상을 보이는 시부모,15세때부터 관절을 못쓰는 시아주버니를 모시고 살아왔다.자녀가1남6녀로 막내가 아들 인 그녀는 생활이 어려워 청계천상가 경비원으로 나가면서도 남편의 요구대로 주책(?)없이 자식을 많이낳았다면서 아직도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앞날을 걱정했다.
『앞으로 살아갈 생각을 하면 아득합니다.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조차 되살아나지 않아요.공장에 나가 막노동하고,품도 팔고,일꾼들 밥도 짓고….병원비를 마련하다 못해 텃밭마저 판뒤엔 잠도오지 않더군요.』 말문을 제대로 잇지 못하는 그는 요즘 남편 간호를 위해 품팔이마저 못나가고 중환자보호자실 한귀퉁이에서 기거한다고 했다.또 출가한 딸들이 임신한 몸으로 병원까지 밥을 지어 나른다면서 몹시 안쓰러워했다.
『남편이 혼수상태이고 당뇨증세가 나타나고 있어요.시어머니는 때때로 거리로 뛰쳐나가는등 정신이상 현상까지 보이고 있고요.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계자들과 심사위원께 감사드립니다.은혜를 꼭 갚고 싶군요.』 그는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자녀들이 전문대학과 고등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마치는등 건강하게성장해줘 고마울 뿐이라고 했다.
〈裵有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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