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 상업증권 입찰 단독등록 배경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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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상업증권등 상업은행의 3개 자회사가 예상보다 싼 값에 넘어갈전망이다.
11일 입찰등록을 마친 결과 제일은행이 단독 입찰할 확률이 커지면서 제일은행은 느긋한 입장으로 가격협상을 할수 있게 됐기때문이다.
제일은행측은 이미『결국 쌍방간에 가격을 절충하는 일만 남았다』며「입찰」보다는「협상」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반면 상업은행은 입찰등록결과에 대해「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는데 지난 7일 19개社가 참가했던 입찰설명회와는 달리 등록창구가 의외로 한산하자 내심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물론 14일 제일은행이 써낼 입찰가가 상업은행이 기대하고 있던 수준에 훨씬 못 미칠 경우 3차 입찰까지 모두 유찰될 가능성도 있다.그러나 일반적으로 입찰이 깨지고 수의계약으로까지 갈경우 값은 더욱 떨어지게 마련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던 입찰경쟁이 예상외로 열기가 식은 것은상업은행이 여러가지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제시한 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인 듯하다.
그동안 상업은행은 3개 자회사의 값을 공공연히 3천5백억원으로 불러오다 지난해 서울신탁은행이 대한증권을 예상보다 비싼 1천5백76억원에 처분한데 고무돼 내부적으로『대한증권도 비싸게 팔렸는데 상업증권도 더 올려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 』며 4천억원선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입찰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은행.보험사.대기업들의 상업증권등에 대한「평가액」은 애초부터 대략 2천억~2천5백억원선이었다.
사려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매긴 값이 무려 1천5백억~2천억원이나 어긋났던 것이다.이때문에 한때 금융계에서는『상업은행이 증권사를 내놓지 않으려고 일부러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게 부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증권사를 인수할 필요성은 절실했지만 터무니없이 비싸게 불러 입찰에 응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敎保.대한.제일.흥국생명등 生保社들도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의사를 비췄으나 한결같이『상업은행측이 부르는 값이 자체평가보다 1천억원이상 비싸 포기했다』고 밝혔다.
기업으로는 삼성.롯데.코오롱.동아.영풍등이 응찰할 것으로 상업은행측에 의해 먼저 소문이 돌았으나 역시 값이 맞지 않아 입찰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南潤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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