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이 죽어간다/하수·폐유·분뇨 마구 흘러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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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서만 하루 56만t 방류/검은 기름 떠다니고 악취 진동
【부산·대구=김영수·허상천기자】 낙동강은 시궁창,바로 그것이다.
낙동강 오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인 경북 달성군 화원면 구라리 낙동강은 하수구와 다름없는 금호강 물이 흘러드는 곳.
대구시내 성서공단과 염색공단·서대구공단·검단공단 등 크고 작은 10개 공단에서 배출하는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가 한꺼번에 흘러들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하는 지점이다.
매일 대구시민들이 쓰고 버린 생활하수 1백16만t과 염색공단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 13만5천t이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생활하수중 55만t은 신천 하수처리장과 달서 하수처리장에서 1차 처리,방류되고 있으나 나머지 56만t은 처리능력 부족으로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또 달성공단에서 배출되는 공장폐수 1만6천t과 달성 및 고령군 주민들이 버리는 생활하수 1만5천t에 축산폐수까지 뒤범벅이 돼 악취가 진동할 정도다.
이같은 폐·하수 유입은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부터 부산 물금취수장까지 1백1㎞ 사이에서 계속된다.
경남·북 12개 시·군에서 매일 쏟아내는 산업폐수와 생활하수 2백68만8천t중 70% 정도가 1차 정수처리도 되지않은채 흘러들어 부산·경남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폐유·분뇨유출 사건도 빈발해 강물오염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11일 오후 2시쯤에도 경북 김천시 대광동 식용유제조회사인 삼화유량(대표 정규화·57)의 벙커C유 저장탱크에서 벙커C유 1천여ℓ가 새어나와 낙동강 지류인 감천을 따라 30㎞나 흘러들었다. 사고가 나자 대구지방환경청과 김천시는 1천5백여명의 공무원들을 동원,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유화제를 뿌려 중화시키는 등 기름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19일에도 영주시 적서농공단지내 알루미늄 제조공장인 삼양금속에서 폐압연유탱크가 터지면서 기름 5드럼이 하수도를 타고 내성천으로 흘러들기도 했다.
또 3일 오후 경북 고령군 고령읍 낙동강이 통과하는 고령교 밑에서도 기름띠가 엷게 1㎞나 퍼져 환경청이 제거작업을 벌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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