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IAEA 협상 최대 고비-北.美협상 타결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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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북한핵 협상이 10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을 거쳐 마침내 타결의 첫 관문을 통과하려 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지난달 30일 뉴욕 비공식접촉에서 북한으로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된 7개 시설에 대한 IAEA사찰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이를 중대한 성과로 평가하고있다. 린 데이비스 美국무부 안보담당차관보는 북한이 이 협상에서 핵안전조치 계속성 유지를 보장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할용의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잔류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북한은 IAEA에 신고하지 않은 2개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까지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데이비스 차관보는 또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고,南北韓대화도 재개될 것이며 사찰이 진행된 후에 북한-美 3단계 고위급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으로부터 이처럼 중대한 양보를 받아낸 미국정부는 현재 북한이 IAEA와 협의를 통해 NPT 의무규정을 준수하는 것을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데이비스 차관보의 발언은 10개월에 걸친 북한핵협상이 마무리단계에 와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미국이 북한과 협상 일선에서 후퇴,한숨돌리면서 IAEA와 북한간의 협의를 기다리는 다소 느긋한 입장임을 보여준다.
미국정부는 새해들어 의료개혁문제등 커다란 국내문제가 바로 닥치고 있어 북한핵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같다.그러나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미국의 對北韓 협상결과가 중대한 양보이자 후퇴며 실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언론들은 미국정부가 북한측이 요구한 IAEA 핵사찰 1회 실시를 수용한 점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정부의 입장은 북한이 핵안전조치계속성 유지에 동의한 것은 결과적으로 NPT잔류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 핵문제는 약속이행의 문제만 남았을 뿐 해결된 것이나다름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美국무부는 최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朴吉淵대사가 IAEA의 북한핵사찰 1회 수용을 주장한 것은 북한 내부사정을 고려한 의도적 발언으로 간주하고 있다.
데이비스 차관보는 북한이 핵안전조치 계속성 유지를 받아들인 것은 앞으로 특별사찰등 IAEA가 필요로하는 어떠한 조건도 받아들인다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따라서 북한에 대한 핵사찰이시작되면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선언도 가능하고,3 단계 北-美고위급회담 개최도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미국정부는 팀스피리트훈련중지.경제지원.관계개선등을 논의하고 대신 북한측과의 협상에서 확실한 타협이 없었던 특별사찰등을 거론,압력을 계속 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이제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에 얻어낼 것보다 줄 것만 얘기하는 느긋한 입장에 놓이게 되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한편으로 북한핵 문제가 이제 IAEA로넘어간 이상 미국정부는 뒤에서 결과를 지켜보며 더이상 악화되지않게만 고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IAEA는 북한핵과 관련,기술적 문제에서 미신고 2개시설에 대한 특별사찰등 실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만 떠안게 돼 미국의 북한핵사찰 1회수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은 데이비스 차관보가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2개 미신고시설을 군사시설이라고 계속 주장,사찰 수용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IAEA는 다른 사찰절차문제 해결못지 않게 이 문제를 놓고 상당한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으로 전 해지고 있다. 결국 북한과 IAEA의 사찰협상이 북한핵 해결의 가장 큰 고비로 등장하게 됐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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