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입무엇이문제인가>2.(2)所要예측 과학화 급선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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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군은 수십만개의 품목을 해마다 구매해 사용한다.각 품목에 대해 매년 몇개가 필요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소요예측이다.
한국군수의 문제는 소요예측 단계로부터 시작된다.어떤 품목은 쓰고 넘칠 만큼의 많은 양을 구매하기도 하고, 또 어떤 품목은단 3개월도 못가 재고가 고갈되도록 구매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각 사단들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내하고, 남으면 남는대로 낭비시키고 있다.행정 채널상 멀고먼 곳에 위치해 있는 군수지휘부는 그 다음해에도 전년도의 구매계획을 반복해왔다 .엉터리 소요예측에 의해 물자를 일괄구매한 다음 이를 강제로 사단에 배급해주는 매우 단순하고 경직된 배급방법이 한국군수의 현주소다.
정확한 소요를 예측해내는 통계수학 기법들은 무수히 많다.그러나 한국군 군수인들은 이러한 기법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다.그들은 그들의 낙후된 왕국에 분석가들이 접근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저항해왔다.
경제적인 재고통제는 군수관리의 핵이다.이는 신문팔이 소년의 고민을 수학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너무 많은 재고를 유지하는 것도 낭비요,필요할 때 재고가 없는 것도 낭비다.
품목마다 적정량의 재고가 얼마인지를 계산해내는 일은 「가감승제」방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품목마다 몇개 남아 있을때 재주문해야 하며 재주문때 몇개를 주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은 솔로몬의 지혜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수학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많은 이들은 경영과 군수에 관리정보체계나 사무자동화 기법이 동원된다는 사실은 인정한다.그러나 여기에 고급수학이 동원돼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낯설어한다.그만큼 한국경영은 전반적으로낙후돼 있다.
위 몇가지 예는 가장 초보적인 것이긴 하지만 경영에 왜 수리과학이 필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들이다.군수에서 근무하는 사무직들이 경영수학을 익힐 수는 없다.그러나 소요예측 모델과 경제적인 재고관리 모델을 개발해 이를 전산 소프트웨 어로 기계화시키는 일에 전문가를 동원시킬 줄은 알아야 한다.
한국 군수인들은 그들이 가장 전문가라고 착각하고 있다.군의 고급 장교들도 군수분야에 오래 근무한 사람을 최고의 전문가라고생각하고 있다.이것이 군수의 제도개선을 그들에게 일임해온 이유다.그리고 군수인들은 그들의 좁은 시각과 기술을 가지고 함량미달의 개선을 꾀해왔다.그러나 그들은 개선이라는 탈을 쓰고 제도를 아전인수격으로 고쳐왔다.
개선이 돼도, 개악이 돼도 그 폭은 모두가 얼굴분장의 범위를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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