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본격개방시대>4.연 10조원 조달시장에 外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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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번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쌀과 마찬가지로「처녀개방」을 하게된 분야가 정부조달시장이다.
정부조달시장도 그동안은 외국기업에 聖域이었으나 앞으로는 가령지하철.고속도로 건설이나 설계에 외국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이 트인 것이다.
정부조달협정에 가입하게 되면 정부 물자구매때 외국기업에 대해국내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
이 협정에는 그동안 선진 23개국이 가입해 있었으며 우리나라가 이번에 새로 가입했다.
새 협정은 96년부터 발효되나 우리는 1년을 유예받아 97년부터 적용받는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의 물자구매만이 개방대상이었지만 이번에 타결된 협정은▲대상기관을 지방정부및 공공기관으로 확대하고▲분야도물품구매외에 건설및 서비스구매까지 포함시켜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
여기에 포함된 공공기관은 통신.전력.가스.주택.도로.상수도등국가기간산업이나 사회간접자본을 다루는 기관들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의 외국조달시장 참가기회 확보등 이번 협상의긍정적 면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그러나 국내시장 일부가 외국기업에 잠식돼 官納의존도가 큰 업종중 경쟁력이 약한 곳은 생산과고용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우리나라의 정부조달시장은 연간규모가 10조원(1백20억달러)을 웃돌고 있다.
정부는 92년5월 1차개방안을 낼 때는 개방폭을 최소화하려 했으나 타결직전에 낸 3차개방안에서는 적잖은 양보를 했다.
〈표〉에서 보듯 1차때는 지방정부중 9개道는 제외하려 했으나결국 다 포함시키게 됐고 공공기관에서는 4개 정부투자기관만 개방하려 했다가 23개 全투자기관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한국통신.韓電.도로공사.주택공사.토지개발공사.가스공사.수자원공사등의 구매입찰에 문이 열렸다.
또한 추가개방에는 지방정부의 서비스.건설,투자기관의 건설과 발전설비,컴퓨터,인공위성,철도청의 수송안전관련구매도 포함됐다.
다만 중소기업 특별구매.농산물 구매.한국통신의 통신장비.韓電의 일부 重電器機 구매는 예외를 받아냈다.
일정액이하의 입찰은 개방에서 제외하게 돼있어 개방대상인 국내조달규모가 연간 4조5천5백억원선인 것으로 추정하고 최대 5~10%의 시장잠식을 예상했다.
정부측도 긍정적인 측면이 더 클 것으로 보고 개방폭 확대에 합의해주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공자원부 金宗熙국제협력관은『연간 조달규모가 1천5백억달러인서유럽시장과 9백50억달러인 美國,4백억달러인 日本의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장벽이 많은 일본건설시장 일부에의 진출길이 열린 것도 소득』이라면서『우리의 조달제도가 투명해져 공공기관의 예산사용 효율성이 높아지고 양질의 값싼 물품을 살 수 있게 되는 이익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관계자들은『實戰상황은 어떨지 모르는 형편』이라면서대비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모습들이다.
〈金 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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