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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에 가까운 「대폭물갈이」 예상/하마평 무성한 「이회창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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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계 인사·대통령측근 고루 중용될듯/외무·재무·교통·체신·정무1­2 유임전망/경제부총리엔 정재석·강경식씨등 물망에
▷청와대◁
국무총리 전격경질에 이어 새로 짜여질 이회창내각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정가와 관가는 17일 인사시기와 폭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한창이고 하마평도 무성하다.
○…김영삼대통령은 당초 정기국회가 끝난뒤 20일쯤 전면개각을 하고 총리인사도 함께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그럴 경우 신임총리가 상당기간 서리로 있어야 하는데 『총리서리는 싫다』며 국회 개회중인 16일 전격적으로 결행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김 대통령은 또 후임총리를 내정한 상태에서도 보안유지를 위해 여러 인사의 자료준비를 지시하는 등으로 민정비서실이 마련한 인사철만도 10여개나 된다는 후문. 특히 감사원장을 새로 임명하게 되면 신임총리가 드러날 소지가 있으므로 이시윤 헌법재판관을 내정했으면서도 다른 법조인 5명의 인사자료를 가져오도록 하는 등 치밀한 연막을 쳤다는 것.
○예상외 조각 가능성도
여기에 민정비서실외에 안기부에도 자료준비를 지시,외부에서 감을 못잡도록 했다는 것이고 따라서 나도는 소문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내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당정개편이 전면적이리라는 점. 내각의 경우 조각에 가까운 전혀 새로운 모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개편의 기조는 지역·출신학교·여성 등 종전에 주요 참고사항이 됐던 요소들과는 무관하게 업무추진력·조직장악력 등 일중심으로 인선을 한다는 것. 개혁의지는 물론 고려요소다.
이러한 인선기조는 김 대통령이 거듭 강력한 업무추진을 독려했음에도 불구,황인성내각이 위의 눈치나 보며 제대로 일을 못했다는 반성의 결과라는 것. 김 대통령 친위사단의 주요 포스트배치,인화를 위한 각계인사의 영입 등을 과감히 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김선홍씨도 물망 올라
○…내각에 대한 김 대통령의 불만이 컸던 만큼 경질폭도 대폭이리라는 관측이다.
교체가능성이 많은 황인성내각의 각료로는 이경식 경제부총리를 비롯,허신행 농림수산부장관 등과 비경제부처의 한완상 통일원·이해구 내무·김두희 법무·권영해 국방·오병문 교육·송정숙 보사·이인제 노동·최창윤 총무처·황산성 환경처장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대통령의 한 측근은 한완상부총리 등 몇몇 개혁노선의 장관들은 유임될 것으로 안다고 말해 측근들 사이에도 경질대상자에 대해 다른 정보를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덕 안기부장이 교체되고 후임에 최병열 민자당 의원이 거론되며 김 부장은 통일원으로 전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 부장은 유임이 확실하다고 보고있다.
이렇게 되면 유임이 예상되는 각료는 외무·재무·문체·교통·체신·정무1·정무2 등과 이원종 서울시장 정도인데 이중 정재석 교통의 경제부총리 상향이동도 배제할 수 없어 조각에 가까운 개각이라는 예상을 낳고 있다. 기획원장관에는 정재석 교통외에 황병태 주중대사·강경식 민자당 의원·한승주 주미대사·김선홍 기아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업무장악력이 뛰어나고 실물경제에 밝다는 것. 해외대사는 이번 개각에서 기용대상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자당 주변에서 이들과 함께 홍재형 재무장관과 사공일 전 재무장관·배순훈 대우전자 사장도 거명되고 있다.
이와함께 서상목 민자당 정조실장과 김동규 전 의원 등의 경재각료 임명도 예상된다.
○최형우의원 내무설도
이해구 내무장관의 경우는 특별한 과오는 없으나 관료조직의 핵심인 내무공무원을 장악치 못하고 복지부동케 만들어 김 대통령의 개혁정책 추진에 큰 차질을 빚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내무 후임은 최형우 민자당의원이나 김덕용 정무1장관 등 김 대통령의 핵심측근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김 대통령이 이 안을 채택할지 관심사다.
김 법무와 이인제 노동의 경질설은 다소 의외인데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이 노동은 균형잃은 행동으로 김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했다고 이유를 설명. 김 법무는 본인의 과실보다는 모종의 배려측면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전언.
권 국방의 경우는 군 개혁과정의 공은 평가될 수 있으나 군부의 불만과 재산문제 등 주변의 상황이 유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 토사구팽이라는 고사가 나올지 모르는게 부담이라는 말도 있다.
송정숙 보사와 황산성 환경처장관의 경질은 청와대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조직장악과 업무추진의 실수·실책으로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관측. 이렇게 되면 여성장관중 권영자 정무2장관만 남게 되는데 참모진은 일중심의 인선원칙에 따라 후임자를 반드시 여성으로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주장도 있으나 약속을 중시하는 김 대통령이므로 예측불허의 상황.
○…이밖에 경제분야 각료 또는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차동세 KIET 원장·한이헌 공정거래위원장·이수휴 국방차관·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이석구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등도 거명되고 있다.
○수석 3∼4명 교체거론
○…청와대 수석진의 개편을 두고는 대폭과 소폭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전자가 우세한 상태.
17일 수석들의 사표를 받은 박관용실장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일부 핵심들은 『기본 골간을 흔들리지 않는 범위내에서…』라는 말로 상당수의 교체를 암시하고 있다.
교체대상으로는 박재윤 경제수석 등 3∼4명이 거론되고 있는데 쌀정국을 감안해 농수산담당 수석비서관제를 신설키로 함에 따라 이동폭이 커질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들 수석들이 본래의 직업을 던지고 합류했던 만큼 정리상 교체는 최소한에 그칠지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데 김 대통령이 내보낼 수석에 대해서는 적당한 자리를 배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어붙이기에 능해 「밀양배」라는 별명이 있는 김양배 행정수석은 입각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청와대는 이들 수석이외에도 비서관·행정관들에 대한 전면적 개편을 위한 준비를 끝낸 터여서 청와대 전체의 모습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마디로 개혁사령부다운 면모를 갖추겠다는 구상.
○시·도지사 절반 갈릴듯
○…개각에 이어 내주 단행될 차관급 인사에 대해서는 새로 임명될 장관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언급을 않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있어왔기 때문에 이번 인사태풍에서 비켜갈리는 없는듯.
특히 차관급인 시장·도지사에 대해서는 절반 가까운 이동·정리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공직사회의 중추인 내무조직이 움직이지를 않아 개혁에 많은 지장을 주었다는 평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기에 부수될 상당수 시장과 군수의 정리·전보 등이 잇따르면 전국이 인사태풍권에 들어갈 소지가 많다.<김현일기자>
▷총리실◁
○…신임 이 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직후인 오전 9시40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 첫 등청해 총리로서의 업무를 시작. 이 총리는 청사 현관에서 이효계 비서실장·김시형 행조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의 영접을 받은뒤 전용승강기를 타고 9층 집무실로 직행했다.
○“마음 든든­고행” 인사
이 총리는 집무실에서 비서실장·행조실장 및 비서관·조정관으로부터 상견례를 겸한 간단한 현황보고를 들은 뒤 『앞으로 열심히 일해보자』고 격려.
한편 황인성 전임총리는 10시5분쯤 공관으로부터 청사에 도착,9층 접견실에서 총리실 직원 1백여명에게 이임인사를 하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황 전 총리는 이임 인삿말을 통해 『우리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면 아직 비어있는 많은 곳을 채워야한다』며 『개혁을 통해 신한국을건설할 때 존경받는 이 총리가 오셔서 정말 마음 든든하다』고 총리실 직원의 분발을 당부.
신·구 총리는 이·취임식전에 총리집무실에서 10여분간 환담.
황 전 총리가 『이 총리는 감사원장으로 있을때 부처 구석구석을 봐서…』라며 업무파악도를 치켜세우자 이 총리는 『감사라는 측면에서 본 것이어서…』라고 겸손하게 응답.
황 전 총리가 『이 총리가 와서 정말 나는 홀가분하게 떠나게 됐다』고 하자 이 총리는 『그동안 어려운 때에 수고많으셨다』고 화답.<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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