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활용으로 환경보호-푸르게 사는 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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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스티로폴을 잘라 만든 틀에 푸른 플래스틱 잎을 붙여 만든 트리,낡은 고무 호스를 꼬아 테이프와 리번등으로 엮어 만든 레이,빈 술병을 이용해 만든 분위기있는 촛대….
휴지통에나 들어가야 마땅할 허섭쓰레기들(?)을 예쁜 크리스마스 장식물로 변신시키는 주부들의 손길은 바쁘다.요즈음뿐이 아니다.이들은 사시사철 생활속에서 재활용 아이디어를 고안,실천하는주부들로 서울강동.송파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만 들어진 「푸르게 사는 모임」((400)4224).
가정.학교.지역사회가 각기 나름의 방법으로 직접 자신들의 환경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91년7월 조직된 지역환경단체.서울강동구명일동 대명국민학교 어머니회에서 출발한 이 모임은 당초 학생들의 환경교육에 주력했다.
그러나 91년 3월 대구 페놀 방류사건을 보고 환경과 지역주민의 공생관계를 절감한 회장 趙惠仙씨(40)의 발의로 지역차원의 환경단체로 확대됐다.학교 어머니회에 지역모임이 결합된 특성때문에 학부모.학생.교사.지역주민등 다양한 사람 들이 속해있는데 현재 회원수는 8백여명.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누구든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모임은 회비를 거두지 않고 회원들이 중고품 바자를 통해 기금을 마련한다.재활용 아이디어 강연으로 약간의 찬조를 받기도한다.모인 돈은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환경교육비용으로 쓰인다.
91년 10월에는 대명국민학교 안에 「환경보호 상설전시관」을설치했고,매달 공해사진.환경상품을 바꿔 전시한다.소지품 알뜰 수납법도 교육하는 한편 환경노래 보급을 위해 강동 지역 어린이들을 모아 「상록수합창단」을 만들었다.
학교밖의 지역 환경보전을 위한 회원들의 활동도 눈부시다.회원들은 매달 두차례 강동 구민회관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재활용 아이디어를 교환한다.
채택된 아이디어를 다른 지역.시민단체에 교육하는 일도 이들 모임의 중요사업.趙회장과 15명의 임원들은 수시로 초빙단체를 찾아 재활용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가장 인기있는 것은 폐품을 활용한 계절별 인테리어.못 쓰는 블라인드에 철마다 다른 색깔의래커를 칠해 벽걸이로 만들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져 알뜰주부들의호응이 높다는 설명이다.
『낡은 고무 호스로 크리스마스 리스를 내손으로 만들었더니 훨씬 값지게 느껴져요.여가도 살리고 만드는 기쁨도 알게 되었습니다.일반을 위한 강좌에도 보람을 느낍니다.』 이 모임 총무 申恩和씨(37)의 말이다.다른 회원들도 자원절약 폐품활 용운동등을 하게되면서 자녀와 가족의 환경인식이 크게 바뀌었을뿐 아니라자신들도 놀랍도록 변했다고 입을 모았다.세제에 물을 타 절반만쓰기,식탁보 길이 줄이기등 일상속의 세세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실천하다보면 절로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는 것. 趙회장은『날로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는 지역주민의 자발적노력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에서 운동을 시작했다』며『앞으로는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기업체.요식업소들을 상대로 재활용운동을 확대시킬 방침』이라고 다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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