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결핵퇴치공로 훈장받은 한용철 결핵협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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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결핵은 이미 해결된 과거의 질병이란 안이한 생각이 문제입니다.결핵은 아직도 한국인의 10대 死因중 하나며 우리나라 성인40%는 한번쯤 결핵을 앓은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 결핵퇴치사업공로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은 韓鏞徹대한결핵협회장(63.서울대의대교수)은 수훈소감에 결핵의 심각성부터 강조했다.
결핵균은 평소 잠복해 있다가도 신체가 허약해져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발병하게 되며 세가지 이상의 항 생제를 최소 9개월이상 써야 완치가 가능할 정도로 끈덕지다는 것이 韓회장의 설명이다. 88년 크리스마스 실을 전달하러 국회를 방문한 韓회장은 결핵이 국민병임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했다.알고보니 자신을 제외하고 당시 국회의장실에 모인 金在淳 국회의장,5共 청문회차 참석한 申鉉碻 前총리,국회비서실장.결핵협회사무총장 모두 가 과거결핵으로 고생한 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노인인구의 증가와 당뇨와 같은 만성병,에이즈등의 확산때문에자칫 50년대처럼 결핵왕국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韓회장은 실제 우리나라 결핵환자의 절반가량이 자신의 감염상태조차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뇨환자는 일반인보다 세배가량 결핵발병률이 높고 만일 우리나라에서 에이즈가 확산된다면 에이즈환자의 대다수가 결핵재발로 사망하게 되리라는 것이 韓회장의 예측이다.
결핵치료엔 의사처방에 따른 꾸준한 약물복용외는 王道가 없다고주장하는 韓회장은 과거 일부 부유층에서 외국신약이 개발될 때마다 이를 곧바로 입수해 복용하는등 약제를 함부로 바꾸었다가 내성균만 잔뜩 키워 애를 먹는 경우가 흔했다고 회 상하기도 했다. 83년부터 현재까지 11년째 회장직을 맡고있는 韓회장은 그의 학위논문 역시 「결핵약 INH(아이나)의 단기기억력에 관한연구」일 정도며 실제 우리나라 결핵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호흡기내과를 전공한 학자로서 뿐 아니라 서울대병원 장.대통령주치의를 역임했으며 한국심장재단 이사장등 의학계의 굵직굵직한 자리를 도맡아온 그의 행정가적 수완 역시 그동안 결핵사업활성화에큰 몫을 했다는 것이 주위의 평.
그는 내년에 문여는 삼성의료원의 초대원장으로 내정돼 있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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