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장관,마지막 정상정복이 힘든법-제네바 쌀협상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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許信行농림수산부장관은 8일새벽(한국시간)미키 캔터 美무역대표부대표와 40여분동안 만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등산에서 마지막정상정복이 힘들듯 한계선상에서 우리의 것을 얻어내기가 참으로 힘들다』고 말했다.그는 특히『협상은 벽돌쌓기와는 달리 마지막 하나 때문에 결렬될 수도 있다』면서『최소시장 접근을 연기하거나막는 일이 중요하다』고 밝혀 「쌀수입 동결기간」을 놓고 막바지절충을 벌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許-캔터의 40분간 회동은 서로의 고충을 토로하며 이해를구하는데서부터 시작.
許장관은 캔터대표를 만나자마자『美-EC(유럽공동쳬)협상이 타결된 것을 축하한다』고 운을 뗀뒤『韓國농촌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하는 정공법을 사용.
이에 캔터대표는『개인적으로 韓國을 도와주고 싶으나 여러나라 형편을 들어줄 수 없는 우리 사정도 딱하다.韓國은 모범국가로 성장했으니 제발 우리를 좀 도와달라』고 오히려 부탁.
○…美國측은 韓美협상장소인 美무역대표부에 약속보다 10분 일찍 나온 韓國측 일행을 5분 가까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게하는등 결례를 보이기도.
또 美國측은 캔터대표가 브뤼셀에서 EC와의 협상을 막 끝내고돌아와 서덜랜드 GATT사무총장과 회담을 하기 때문인지 대표부출입자들을 일일이 통제.
美國측은 특히 무역대표부 건물안의 韓國기자들에게 건물밖에서 기다려줄 것을 요구해 많은 기자들이 회담이 끝날 때까지 추위에떨며 기다려야 했다.
***野의원 記者간담회 ○…7일 오전(한국시간)제네바에 온 金泳鎭(民主).曺馹鉉(國民).鄭泰榮(民主)의원등 농촌출신 의원3명은 미리 와있던 趙淳昇의원(民主)과 함께 제네바 시내 한식집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협상대표단을 신랄히 비난.
한 의원은『쌀시장 개방문제를 여당은 공천확보,정부는 정권유지,장관은 자기보신 차원에서 접근하다보니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것은 뻔한 일』이라며『예외없는 관세화를 사실상 수용했으면서도 이를 인정하려 들지 않는 대표단을 이해할 수 없 다』고 맹공.
그는『쌀시장 개방 자체의 부인은 과거 정부가 인민군이 한강을 넘어 오는데도 격퇴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해 많은 사람이 희생당한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흥분.
○…許장관은 제네바로 오기앞서 駐美대사관을 통해 캔터대표와 에스피농무장관에 대한 자료를 수집,성격과 특성등을 면밀히「공부」했다는 후문.
때문에 許장관은 유창한 영어를 바탕으로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협상을 진행시킬 수 있었다는게 제네바 대표부 관계자의 설명.
○…제네바 도심의 GATT본부에서 가장 활발한 취재를 하는 나라는 쌀개방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日本.
특히 日本의 방송사 기자들은 돈많은 나라답게 현지인들을 고용,휴대폰까지 동원해가며 각국 협상대표들이 묵고 있는 호텔로 옮겨 다니며 전천후 취재.
이들은 許장관이 식사하는 자리까지 찾아와 한국의 쌀협상 진전을 취재하고 있는데 한 기자는 許장관이『日本정부가 쌀시장 개방을 발표했느냐』고 묻자『개방이 아니다』고 부인.
[제네바=朴義俊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