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중복투자 우려/대기업들 잇단 대중합작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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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형기 시장 선점 노려… “교통정리 필요”
중형 항공기의 시장선점을 위해 대기업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차세대 군용항공기(전투기 및 헬기) 사업이 삼성항공과 대한항공·대우중공업으로 낙착된뒤 민수용 항공기시장을 놓고 대기업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 김영삼대통령이 항공산업을 미래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이번 각축전은 정부가 2010년까지 중형 민간항공기 국산화를 포함한 항공산업 장기 육성계획을 내놓으면서 가열됐다.
특히 지난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항공산업 협력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중국과의 합작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항공은 29일 중국 항공공업 총공사(AVIC)와 내년부터 독자모델의 50∼1백인승 중형항공기 공동개발에 착수,98년부터 본격 생산하기로 합의각서를 교환했다.
대우중공업과 대한항공도 지난 10월 1백∼1백30인승 제트여객기를 중국·인도·싱가포르 등 4개국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하고 중국 항공공업 총공사와 합작회사인 아시안에어버스사를 설립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현대정공은 11월초 독립국가연합(CIS) 야크사와 야크항공기를 공동 생산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했고,한라중공업도 29일 중국 항공공업 총공사와 러시아의 비즈니스 에비에이션사 등 3사 공동으로 50인승 중형항공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다른 분야로의 진출이 마땅치 않은 대기업들이 항공이 미래의 유망산업 분야인 만큼 일단 발을 들여놓고 보자고 덤벼들면 과잉중복투자를 부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항공우주연구소에 과잉 중복투자를 막기위한 중형항공기 국산화 장기계획의 연구를 위탁했으며 연구결과는 곧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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