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책>박혜란 저,삶의 여성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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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여성과 남성은 얼마나 다른가,사랑은 여성의 본능인가,이 시대에 주부는 할만한 직업인가….
동인모임 또하나의 문화가「조금 다르게 살기」시리즈의 첫번째로선보인『삶의 여성학』은 이 시대에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문제를 생각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품어봄직한 의문들을 그저 여성학이라는 이론의 틀이 아니라 우리네 삶과 함께 풀어낸「조금다른 책」,어떤 의미에서는「아주 크게 다른 책」이다.
평등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교육.환경.문화 등다양한 방면에서 남과 좀 다르게 살아가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의 구체적 생활모습과 생각을 담아내겠다는 기획 의도자체가 한껏 흥미와 기대를 갖게 한다.
제1부「간추린 여성학 강좌」는 여성문제와 관련된 주요 쟁점들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을 알기쉽게 정리한 열편의 짧은글 모음.
획일주의.권위주의.남성우월주의 시대를 살면서 막연히 느끼게되는 거북스러움이나 불만의 정체를 알아차릴 수 있게 해준다.
제2부「여성의 눈으로 둘러보기」는 주부의 역할,부부관계,사랑과 성,자녀양육,여성취업,대중가요 등의 문제들을 여성학적 관점으로 새롭게 재조명한다.
제3부「문학 속의 성과 권력」은 여성해방의 관점에서 훌륭한 문학이란 남녀가 모두 여성의 현실 내지 남녀관계의 구조를 검토.비판하고 깨닫게 하면서 미래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임을 강조한 글들.
한국여성해방문학의 흐름을 정리하고 서영은.오정희.박완서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이런 맥락에서 분석했다.
필자의 결혼.자녀교육.퇴직후의 가정생활 등 삶의 고백을 담아낸 특집「묻어두었던 나의 이야기」는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쓸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글들.
특히 어머니의 삶을 통해 여성학을 몸으로 익힌 필자의 세 자녀들이 그린 작은 그림들과 어머니에게 생일선물로 바친 詩『엄마의 하루』는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애쓰는 여성의 노력이 그 자녀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지는지를 새삼 실감케 한다.
〈朴惠蘭지음.또하나의 문화.변형판 3백12쪽.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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