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주주들/주식 사고팔기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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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계열사 정리·한도철폐등 사전대비/정태수씨 2주새 한보철강 70만주 사들여
상장사 대주주들의 주식 「교통정리」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상당량을 사들이는가 하면 내다팔기도 하고,계열사간에 이리저리 옮기기도 한다. 실명전환 기간중 괜히 남의 이목을 끌어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될까봐 미뤄왔던 탓인지 실명전환 마감일 이후부터는 러시를 이루고 있다.
계열사 분리 및 정리,계열사간 출자 초과분 해소,내년부터 주식소유 한도가 철폐되는데 따른 경영권 확보,재단 출자지분의 의결권 제한 움직임에 대한 사전 방비 등 이유는 여러가지다.
증권감독원이 매주 집계하는 「상장기업 주요 주주 및 임원의 5천주 이상 매매내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1주일동안 매매된 주식은 모두 19건에 2백8만주,금액으로는 5백13억원에 이른다.
9월15∼21일에는 2건(6만주,10억원),9월28일∼10월5일에도 3건(26만주,10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10월6∼12일에는 12건(39만주,68억원)으로,13∼19일에는 10건(79만주,1백16억원)으로 늘어나다 지난주 피크를 이룬 것이다.
최근 구체적인 매매내역을 보면 수서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이 최근 두주일 사이에 한보철강 주식 70만주(91억원)를 장내매입해 지분율을 종전의 27.05%에서 31.42%로 높였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계열분리 작업의 일환으로 제일제당 주식 15만주(42억원)를 장외시장을 통해 팔아 지분율을 종전의 9.89%에서 8.4%로 낮췄으며 안국화재의 대주주 손복남씨도 이 회사 주식 5만2천주(42억원)를 처분해 지분율을 12.79%에서 10.76%로 낮췄다.
이밖에 현대그룹의 정몽일씨가 현대건설로부터 모두 15만4천주의 국제종합금융 주식을 사들여 지분율 3.36%의 신규주주로 등장하는 등 후계 구도와 관련한 주식 매매도 눈에 띄었다. 쌍용양회는 출자한도 초과분 해소를 위해 쌍용중공업 주식 21만주(26억원)를 팔았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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