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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알자암을쫓자>29.확실한 치료법은 절제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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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첨단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한 오늘날도 암은 여전히 두려운 질병이다. 의사들 역시 가장 치료가 어려운 질병으로 암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암이 무서운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우선 암은 매우 교묘하게 위장한채 은밀하게 침투한다.
하나의 암세포가 인체내에서 자각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10억개이상으로 분열할때까진 대개 5년이상이 걸린다.유감스럽게 이때까지도 우리몸은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착각해 아무런 경보장치도 가동하지않는 것이다.
그나마 나타나는 자각증상 역시 소화가 안된다거나 기침이 잦다는등 사소한 것이어서 치료시기를 놓치기 일쑤다.또 암은 심장병이나 뇌혈관질환처럼 한번의 공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끈질기게 고통을 주는 매우 소모적인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암에 대해 마냥 속수무책인 것은 아니다.美국립암연구소발표에 의하면 지난 50년대 25%에 불과한 각종 암의 5년생존율이 지금은 50%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5년생존율이란 암치료후 5년까지 살아남은 비율이다.대개의 암이 만일 치료가 불충분했다면 이 기간내에 재발해 사망하게 되므로 5년생존은 적어도 그 암에 관한한 의학적인 완치를 의미한다.
현대의학의 암치료 3대무기인 수술요법과 방사선치료,항암화학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수술요법=말그대로 암덩어리를 수술로 절제해내는 것으로 전체암의 7할정도는 수술로 치료한다.특히 1기나 2기와 같은 초기암의 경우 외과의사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잘라내는 것이 아직까진 가장 확실한 완치방법이다.위암1기의 경우 9 5%,자궁경부암 1기 역시 90%이상의 높은 완치율을 보이고 있다.문제는 수술후에도 눈에 보이지않게 남아있을 수 있는 미세잔류암세포들로서 이를 위해 항암화학요법이나 면역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서울大의대 金鎭福교수(일반외과)는『암세포가 위장벽을 관통해 주위조직까지 퍼진 3기위암환자의 경우도 수술만 했을 경우 23%인 5년생존율이 면역화학요법을 병행하면 45%까지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암의 경우 수술요법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다만 이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편안하게 지낼수 있도록 음식물을 삼킬수있게 한다거나 통증을 덜어주기위한 고식적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로 나을수있는 초기암환자들 가운데는 암덩어리에 칼을 대면암세포가 전신에 퍼진다며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수술도중 암덩어리를 자주 건드리면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퍼질 위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외과의사들은 종양주위의 모든 혈관과 림프관부터 묶고 나중에 조심스럽게 암덩어리를 떼어내므로 수술때문에 전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
◇방사선요법=머리나 얼굴에 생기는 암,2기 이상의 자궁경부암과 같이 미용목적이나 수술로 떼어내기 어려운 암을 해결하는데 유용하다.보통 가슴X선보다 1백배가량 강한 방사선을 종양부위에직접 쬐어 암세포를 죽인다.
서울大의대 朴贊一교 수(치료방사선과)는 『방사선이 잘 알려진발암인자이긴하나 방사선치료 자체때문에 암이 생길 가능성은 극히낮다』며 방사선치료를 꺼려하는 일반인의 우려는 근거없다고 설명했다. 방사선치료는 전이된 암의 경우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해결사 노릇을 하기도한다.
암이 뇌로 전이돼 생기는 두통.구토나 척추로 전이돼 생기는 하반신마비,뼈로 전이돼 생기는 극심한 통증에는 방사선치료가 특히 도움이 된다.
***정상세포도 파괴 ◇항암화학요법=수술이나 방사선요법이 암덩어리만을 공격하는 국소적 치료법인데 비해 항암제를 쓰는 화학요법은 혈관을 타고 전신에 퍼져있는 암을 구석구석 찾아내 죽일수 있는 전신요법이다.
특히 악성임파종.백혈병.고환암.융모암등은 전이여부에 관계없이항암제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항암요법의 최대단점은 이들 항암제가 암세포뿐 아니라 혈액을 만들어내는 골수같은 정상세포도 함께 죽인다는 것.
그러나 서울大의대 許大錫교수(종양내과)는『최근 자가골수이식술같은 방법을 통해 항암제부작용을 줄이고 완치율을 높이고있다』고설명했다.암은 분명 무서운 병이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통해 꼭 나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음에도스스로 죽을 병이라고 자포자기하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암치료의 최대난적이라는 것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의사들의 지적이다.
〈洪慧杰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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