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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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측안 진일보… 남과 거의 일치/북 「핵전연습중지」 거론 자제/특사교환­「팀」훈련 중단 순서싸고 이견/다음 접촉때 동시발표 형태 타결가능성
25일 열린 남북 특사교환을 위한 제3차 실무접촉은 최종합의를 못이루고 다음달 4일 4차 접촉을 하기로 했으나 양측이 1,2차 접촉 때보다 큰 진전을 보아 11월중 특사교환이 성사될 전망을 낳게 해주고 있다.
북한은 이날 처음으로 특사교환의 절차에 대한 합의서 초안을 제시함으로써 특사교환에 상당한 의지를 보였는데 이는 우리측 초안과 시기·방법은 물론 특사의 임무 등에 별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일부 미결문제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회담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내달중 성사될듯
우리측 송영대 수석대표가 회담이 끝난뒤 『북측이 특사교환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북측 박영수대표가 11월중 특사교환을 강조한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다만 북측이 줄곧 제기해왔던 특사교환의 두 전제조건의 「핵전쟁연습」과 국제공조체제에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4차 접촉에서 더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 남북한의 태도는 과거와 크게 달라져 있었다.
북한은 두조건 가운데 국제공조에 대한 우리의 입장표명을 계속 요구했으나 핵전쟁연습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는 우리측이 특사교환이 합의되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통보한데다 그동안 미국이 여러대화에서 이같은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은 핵문제가 해결되면 ▲한국과의 팀스피리트훈련 중단 ▲북한과 정치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핵공격을 비롯한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 재천명 등을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진전에도 특사교환에 최종합의를 못본 것은 팀스피리트 중단 발표시기와 북한의 국제공조체제에 대한 우리 입장천명 요구 때문이었다.
○북 “선 발표” 요구
북한은 특사교환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팀스피리트 중단을 발표하겠다는 한국의 통고에 「선발표 후합의」를 요구했고 국제공제체제를 들고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국제공조체제에 대해 우리측의 입장표명을 거듭 요구한 것은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로 합의에 실패한 양측은 4차 접촉을 갖기로 하고 날짜를 협의했는데 우리측이 내달 1일을,북측은 3∼4일 열리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 직후인 5일을 주장해 절충끝에 4일로 결정됐다.
한국은 4차 회의결과를 보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에서 이 훈련의 재개여부를 결정한다는,북한은 한미 회의에서 이 훈련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정리되는가를 보고 특사교환을 마무리짓는다는 속셈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팀스피리트문제는 한미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단할 의사가 있음을 이미 확인했고 북한도 입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어 다음 접촉에서는 이의 중단과 특사교환을 동시에 합의,발표하는 형태로 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촉진요인도 많아
김일성주석은 특사교환과 정상회담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음이 지난번 애커먼 미 하원 아태소위원장의 방북에서 확인되고 있어 이같은 의지가 북한의 접촉입장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측이 이날 특사교환의 합의서 초안을 내놓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미국과의 3단계 회담을 성사시켜야 하는 필요성도 북측이 특사교환에 성의를 보이게 할 요인이다.
북측이 미국과의 3단계 회담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인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상 진전과 관련해 21일 뉴욕 접촉에서 핵시설 감시장비용 배터리교체 등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통상사찰 수용입장을 밝혔다. 남북의 4차 접촉을 앞두고 미­북한간의 막바지 물밑접촉을 비롯해 비공식 의견개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판문점=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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