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광장>건강보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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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예방주사는 왜 의료보험 혜택을 못 받을까.특히 젊은 부모들은이런 의문들을 자주 느꼈을 것이다.어린이 예방접종이 사치성 치료도 아닐텐데 왜 보험에서 빠져 있을까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문일 것이다.
물론 의료보험에는 예방주사 말고도 혜택받지 못하는 항목이 몇가지 더 있다.성형수술.건강검진.컴퓨터 촬영.세번째 분만 같은것들이다.너무 비싸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의료,혹은 치료가 아닌 예방에 해당하는 항목이다.이중에서 생명과 직 접 관계가 없는 성형수술 같은 경우는 보험에서 제외돼있는 것이 별 문제가 안된다.그러나 예방주사.건강검진과 같은 예방적 의료를 보험에서부담하지 않는 것은 경우가 다르다.병이 생기고 난 다음에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개 인에게나 사회적으로 훨씬 더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의료보험의 원래 취지가 적은 부담으로국민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예방적 서비스는 당연히 의료보험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문제는 예방을 위해선 당장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의료보험에서 예방 서비스도 보험의 범위에 포함시키려면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어느 나라든 의료보험의 시행 초기에는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방이 보험에서 제외되기 쉽다.우선 치료 서비스가 더 급하기 때문 이다.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몇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예방을 무시하고 치료에만 집중하는 것은 부실한 도로공사에 비길수 있다.우리나라의 어떤 고속도로처럼 우선은 적은 돈으로 만든 도로가 보수공사에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가 결국 손해를 보는법이다.어느 나라의 의료보험이든 어느 정도 시간 이 지난 다음에는 예방적 서비스가 보험에 포함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의료보험은 치료만이 아니라 예방까지 포함하는 보험,즉「건강보험」을 목적으로 한다.의료보험 제도가 시작된지 이미 15년이 지난 만큼 우리나라 의료보험도 청년기에 들어서고 있다.이제는 예방을 위한 의료보험의 기능이 더 강화되어 의료보 험이 「치료보험」으로부터 「건강보험」으로 격상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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