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문제 놓고 美·日 엇갈린 분위기] 분주한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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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 외무성 한반도 담당자와 중국 일본대사관 직원 등 4명이 13일 평양을 방문한다. 1년3개월 만이다.

17일까지 평양에 체재하는 이들의 표면적인 방북 이유는 지난해 10월 마약 밀수 혐의로 북한 당국에 구속된 일본인 남성과의 면담이다. 이번 방북은 일본 외무성의 요청을 북한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그러나 일본의 외교가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일본 영구 귀국 문제의 조율 등 북.일 수교교섭의 재개를 위한 사전 조정이 진짜 방북 이유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4일 "북한이 지난달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히라사와 가쓰에이(平澤勝榮)의원 등에게 '일본에 있는 납치 피해자 5명이 평양의 공항까지 마중 오면 피해자 가족들의 일본 영구 귀국을 보장하겠다'고 말한 사실의 진의에 대해 외무성 직원들이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정부 간 교섭을 재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6일 "대결에 종지부를 찍고 관계 정상화의 활로를 찾자"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유화적 모습을 잇따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먼저 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는 "북한이 올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년을 앞두고 상반기 중에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국가 만들기에 나서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북.일 관계는 물론 6자회담에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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