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관객 배려 안한 공연기획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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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말 몇몇 콘서트에 갈 기회가 있었다. 평소 좋아하던 가수들이 공연을 한다기에 모처럼 짬을 내 공연장을 찾았는데 가수들이 열정적인 무대를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운영 면에선 아쉬운 점이 많았다.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형 가수 J씨의 콘서트에선 8만원이나 내고 S석 표를 샀는데도 공연 내내 무대의 절반 이상을 볼 수 없었다. 앞에 뭔지 모를 설치물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 스크린으로 공연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나는 이런 좌석표를 비싼 값에 판매한 공연기획사의 양심이 의심스러웠다.

모 대학 강당에서 열린 중견가수 E씨의 콘서트에선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을 초대해 맨 뒷자리에서 관람하게 했다. 당시 난방을 안 했는지 뒷문에서 찬바람이 술술 들어왔다. 장애우들은 콘서트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덜덜 떨면서 관람했을 것이다.

없는 시간과 돈을 내 어렵게 찾은 공연장에서 기획사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실망한 관객들은 다시는 공연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 주최 측은 관람객의 입장에서 성의있게 공연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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