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보람뒤엔 심적압박 시달림-문학사상,문인 의식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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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의 문인들은 문학적 이상과 현실의 괴리,소외감,창작에 따르는 심신의 고통때문에 모두 예외없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문학사상사는 최근 원로.중견문인 5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문학관및 문학적 지향점을 조사.분석한「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를『문학사상』10월호 특집으로 실었다.
문학을 하는 동기.보람.고민과 문학의 중심적 과제.이상등 6개항의 질문으로 이뤄진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글쓰는 일이 아니고서 내 인생에 할만한 일이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50명의 대상문인 전부가 문학하는 보람과 기쁨을 느 끼고 있으나동시에 1백% 고통도 호소하고 있다.
창작에 따른 고통은『정곡을 찌르지 못하고 주변만 맴도는 수사에 불과하다』『한줌의 들풀에 불과한 작품』『극복할수 없는 열등감만 되풀이 확인』등 좀더 나은 창작을 하지못한 자책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었다.이러한 창작행위에 따른 고통은 많은 문인들에게서『쓰고 있는 중에도 원고지 앞에서 도망쳐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글쓰기 끝엔 항상 악몽과 두통이 따른다』고 호소할 정도로 실제적인 심적 압박과 병적 증후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李京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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