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추석 이색풍속도-휴가겸해 콘도서 茶禮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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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추석 차례.성묘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모처럼의 연휴를 이용해 가족휴가를 겸한 콘도 차례상 차리기,귀성길 교통전쟁을 피하기 위한 시골 가족들의 상경 차례지내기,귀성길 형제들의 음식준비 분담,성묘길의 합동차례상 차리기등이 그 예들.
온 집안이 기독교 신자인 朱모씨(40.서울강남구역삼동 진달래아파트)는 추석연휴를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 S콘도에서 보내며 이곳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朱씨는 지난해 추석연휴때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에 놀러갔다가 옆방의 젊은 부부가 국교생으로 보이는 두 아들과 차례를 지내는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고향이 경북성주인 회사원 金모씨(45.서울강남구일원동)는 10여년전 부터 남들이 매년 두차례씩 겪어야 하는 귀성의 괴로움에서 해방됐다.
6형제중 5형제가 서울에 살고 있는 金씨는 80년 설날 가족회의를 통해 차례를 서울 큰 형님댁에서 지내기로한 덕분이다.
이때부터 고향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金씨의 둘째 형님이 명절차례때는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거꾸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경북칠곡군왜관읍이 고향인 林모씨(44.서울노원구상계동보람아파트)부부는 매년 명절때마다 서울에 살고있는 두동생의 눈치를 살펴야한다.고향에 칠순 노모가 혼자 계시기 때문에 서울에서 음식을 마련해 가야하지만 동생부부들이『바쁘다』는 핑계로 음식장만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다 어떤때는 음식점.백화점등에서 사오는 일도 있어 야속한 생각까지 든다고 푸념했다.
26일 서울 근교의 용미리등 공동묘지가 많은 경기도고양군과 광주군 일대의 국도는 이른 아침부터 성묘를 가는 차량들로 하행선은 큰 혼잡을 빚었다.
洪모씨(34.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는 팔당에 있는 선산에 성묘를 미리 다녀왔기 때문에 추석에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金모씨(53.서울성동구왕십리동)5형제는 성묘길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해 명절때 아예 집에서는 차례상을 차리지 않고 오전6시30분쯤 음식을 모두 담아 경기도양평군 팔당공원묘지아버지 묘소에 가 차례와 성묘를 함께 겸한다는 것.
극단화된 도시화,산업사회가 빚어낸 세태변화의 한 단면들이다.
〈崔熒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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