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자체 의뢰 조사서 지지도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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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저녁 광화문의 한정식집 '향원'. 열린우리당 의원 30여명이 모여 단합회식을 했다. 정동영 의장이 선물을 꺼냈다. 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여론조사 결과라고 했다.

전당대회를 전후한 지난 10일과 11일 실시된 당 지지도 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이 모두 한나라당을 앞섰다는 내용이었다. 창당 3개월여 만에 처음 나온 1위였다. 환호성이 터졌다. "정동영 효과"라며 잔이 돌았다. 鄭의장은 폭탄주를 여섯잔 마셔야 했다.

열린우리당이 의뢰해 전당대회 하루 전인 10일 R&R이 실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열린우리당 20.7%, 한나라당 20.6%, 민주당 12.7%의 결과가 나왔다. 鄭의장이 선출된 11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의뢰한 TNS 조사 결과는 1, 2위 격차가 더 컸다. 열린우리당 25.8%, 한나라당 19.6%, 민주당 9.3%였다.

열린우리당을 흥분시킨 건 호남과 영남지역의 조사 결과다. 광주.전라지역의 열린우리당 지지도는 33.0%로 민주당(17.5%)을 두배 가량 앞섰고, 부산.경남지역도 30.3%로 텃밭인 한나라당(26.2%)을 눌렀다.

당장 야당이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대변인실 명의로 자료를 내 "TNS의 경우 조사를 의뢰한 KSOI의 부소장이 鄭의장의 보좌관 출신이며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에 임명됐고,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조작성 여론조사의 의혹이 있고 중립성을 믿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아무래도 전당대회 효과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열린우리당은 전시성 이벤트와 반짝 홍보가 아닌 알맹이 있는 정책 제시와 당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지지율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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