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증권전산의 변신 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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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독점보다는 역시 경쟁이 낫다는 진리가 증권업계 전산업 무분야에서도 그대로 입증되고 있다.
증권사 고객계좌원장의 이관방안이 확정된 것을 계기로 證券電算(株)이『확실히 달라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 아래 變身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증권전산의 변신선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그간 증권전산망의 고장이 연발되고 낙후된 서비스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터져나올라치면 증권전산은『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란 말을 되풀이 해왔다.그러나 최근 증권전산의 서비스개선 의지는 과거와 달리 사뭇 비장해 보인다.
지난 13일 증권업협회 사장단회의의 결의로 증권전산망의 경쟁운용 방안이 확정된데 따른 위기의식을 밑바탕에 깔고있기 때문이다. 사장단회의의 결의는▲오는 95년 1단계로 2~3개사(공동온라인망의 20%선)가 계좌원장을 증권전산으로 부터 이관받아 자체전산망으로 운용하고▲1~2년 뒤에는 2단계로 희망 증권사 모두에 자체전산망 운용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특히 증권전산의 이번 서비스개선 의지는 평직원들의 모임인 勞組를 중심으로 아래서부터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증권전산 노조는 최근「계좌원장 이관과 관련한 우리의 입장」이란 성명을 통해『원장 이관에 따른 경쟁체제에서 한차원 높 은 서비스를제공하지 못할 경우 초래될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공동온라인망의 완전 붕괴)』이라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 직원의 역량 강화를 호소했다.
또한 회사측에 대해서도 서비스개선을 위한 장기계획의 마련과 내부 경영혁신을 촉구했다.
이에 고무된듯 회사 경영층의 움직임도 부산하다.회사측은 오는95년 가동을 목표로 개발에 들어간 전산망 전면 재구축작업(시스팀 2000)에 고객인 증권사들의 요구사항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매매주문전달.수도결제등 기존 온라인업무를 無障碍로 이끌어감은물론▲고객계좌의 종합관리▲평가손익 관리▲신상품 개발▲감사업무 지원등 각종 특화업무를 개별증권사의 요구에 맞춰 철저히 서비스한다는 것이다.
증권전산은 이를위해 증권사 특화업무 지원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각 증권사에 파견 근무토록 하는등의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산업무의 경쟁체제 도입을 계기로 증권전산이 과연 얼마나 달라질지,이에따라 증권사나 증권투자자들은 얼마나 새로워진 서비스를 받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金光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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