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 3개국 순방/「아태재단」준비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카터·고르비재단 운영실태 참고/연구지 30명으로 연말출범 채비
김대중 전 민주당대표가 과거의 라이벌 김영삼대통령의 첫 국회 국정연설이 이루어진 21일 독일·러시아·미국 등 3개국 방문에 나섰다.
이번 출국은 정계은퇴후 그가 주로 관심을 쏟아온 한반도의 통일,아시아의 민주발전을 위한 재단설립 문제에 대해 국제적 재단과 협의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김 전 대표는 방문기간중 미국의 「카터 재단」,러시아의 「고르바초프재단」 등 전직대통령들이 운영중인 재단을 둘러보고 앞으로 자신의 재단운영에 참고로 삼을 계획이다.
김 전 대표가 추진중인 재단의 명칭은 「아시아­태평양 평화재단」(아­태재단)으로 확정됐다. 한때 「김대중재단」 또는 아호를 따 「후광평화재단」으로 하려다 바꿨다.
그러나 영문표기에는 「Kim Dae Jung Peace Foundation for Asia­Pacific」으로 김 전 대표의 이름을 사용했다.
재단설립부지로 부인 이희호여사가 소유한 영등포의 땅(1백91평)을 고려했지만 재단 설립취지상 도심의 번거로운 곳이 적합치 않다는 의견이 있어 유보한 상태다.
한 측근은 『최근 동교동의 사무실(아륭빌딩)내에 또다른 사무실을 이미 확보했으며 재단의 출범은 연말께 여기에서 이루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재단엔 연구반과는 별도로 의결기구인 10∼15명 가량의 이사회를 두기로했다. 연구 및 자문인력은 27∼30명선의 국내외 교수·학자·연구진 등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
그중 연구분야의 책임자로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의 J교수가 유력하며,국내 학자중에는 P·H교수 등이 참여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측근들을 전했다.
재단설립의 최대난관은 재단기금문제. 상근인원 인건비만 연 5억원에다 재단 운영비를 포함해 연 10억원 정도의 지출이 예상되는데 이를 재단기금 이자로 충당하더라도 최소 1백억원 가량의 기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자금은 우선 김 전 대표의 출연금을 위주로 하되 자발적인 기부금 모금도 고려하고 있다.
김 전 대표측은 아­태재단이 한반도의 통일과 아시아의 민주발전이라는 이중적인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재단설립 등록을 통일원 혹은 외무부에 해야할지 법률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박영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