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예상외 안정세-한은 돈풀고 추석경기 실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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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연중 최대 자금성수기인 추석을 눈앞에 두고도 시중 자금사정이여유를 보이면서 금리가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있다.
대표적인 실세금리인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만기.은행보증기준)은 지난 9일(年14.5%)을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림참조〉 지난 1주일동안에만 0.6%포인트나 떨어지면서 다시 年13%대로 진입,실명제 실시이전 수준에까지 접근하고 있다. 양도성 예금증서(CD).금융채등의 금리도 동반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각 증권사 채권팀등 대부분 채권시장관계자들은 『추석때까지는 금리가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보았던 예상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채권 금리는 특히 그동안 실명제아래서의 경제에 가장 불안했던 부분으로 지목돼왔었다는 점에서 하향안정세를 보 이는 것이 실명제 정착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은 우선 정부가 돈을 엄청나게 풀고있기 때문이다.
이달 한달동안에만 통화량 순증분이 2조6천억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에 통화량 억제선은 무너졌지만 시중자금사정은 상당히 호전된 상태다.
특히 정부가 자금출처조사 범위축소등 실명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 경제주체들의 심리적인 위축도 상당히 해소된 상태다.
또 실명제이후 제도권금융에서의 자금이탈규모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지는 않은 점도 금융기관들이 안심하고 채권매수에 나서게하는 요인이 되고있다.
은행들은 오히려 금전신탁등 고수익상품이 잘 팔려 수신고가 늘어난 상태이고 채권 주매수처가운데 하나인 지방투신들도 지난90년 설립직후 대거 사들였던 3년만기 회사채들의 만기가 속속 도래,현금동원능력이 크게 높아졌다.
돈을 쓰는 쪽인 기업 입장에서도▲추석경기의 실종,설비투자의 부진으로 돈 쓸일이 예년보다 줄었고▲대기업들은 미리 자금을 상당히 확보해놓은 상태여서 여유가 있다.
이에따라 추석이 다가와도 금리가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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