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북파 공작원 그 진실은] 실미도 공작원 유골 행방 묘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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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에서 북파 공작원들에 의해 살해된 김순웅 교육대장 등 '684부대' 기간 요원 18명의 시신은 국립묘지에 안장돼 있다. 그러나 자폭하거나 사형된 23명과 탈출 및 훈련 과정에서 숨진 8명 등 31명의 실미도 북파 공작원들의 유골 또는 위패의 행방은 묘연하다. 영화 실미도 등을 통해 36년 전 실미도 부대의 실체가 어느 정도 공개되고 있지만 공작원들의 영령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군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한다. 군 관계자는 "실미도 공작원들에 대한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유골 안치 장소를 알 수 없다"고 말한다. 무연고 북파 공작원의 위패가 모셔진 서울 삼성동의 봉은사에도 이들의 위패는 발견되지 않았다. 봉은사 내의 영각(影閣)에는 현재 1백98위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한뼘 크기의 나무에 검정색으로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국가에 목숨을 받쳤지만 임무의 특수성 때문에 군번과 계급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한 채 달랑 위패만 영각에 모셔졌다.

북파 공작원들의 위패가 이곳에 모셔진 것은 1967년 7월. 당시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국가 유공자인데 연고가 없다"며 위패를 모셔 달라고 요청했다고 봉은사 직원은 기억했다. 그 후 봉은사는 더 이상의 북파 공작원 위패를 받지 않았다. 지금도 공개를 꺼린다. 위패가 모셔진 곳은 봉은사 외에도 두곳이 더 있다.

서울 우이동의 정보사 교육대 내에 충혼탑과 강원도 양양의 영혈사다. 충혼탑에는 4천여위의 위패가 모셔진 것으로 알려지나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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