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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보관 외규장각 문헌 반환작업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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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외무부,미테랑 방한때 의제로 검토/병인양요때 강화도서 빼앗겨/「TGV결정」으로 실현성 커져
경부고속철도의 차량형식이 프랑스 TGV로 결정되고 9월14일 미테랑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는 등 한­불 우호협력관계가 급진전됨에 따라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때 강화도 외규장각을 불태우고 약탈해간 왕실문서와 문헌사료를 돌려받기 위한 노력이 활기를 띠고 있다.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도서는 조선왕실이 피란시 궁궐로 사용하기위해 지은 강화행궁내에 있던 외규장각도서 6천4백여책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3백여책.
이들 도서들은 75년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였던 박병선씨(72·여·현 콜레주드 프랑스 연구원)가 베르사유 궁립도서관 분관창고에서 반폐기상태로 있던 일부를 발견,약탈서적 2백97권의 목록을 실은 『조선조의 의궤』를 발간하면서 빛을 보게된 것.
서울대는 외무부와 사전협의를 거쳐 91년 10월 서울대 총장명의로 외무부를 통해 프랑스정부에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파리국립도서관 소재 외규장각도서의 회수방안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해 거의 완성상태에 이르렀다.
서울대 법대 백충현교수는 『외규장각도서는 정상적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것이 아닌 전시에 약탈한 것이므로 반환은 국제법적 규범』이라며 『현재 이 문제가 정부간 교섭사안이라 서울대는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도 한불 우호관계 증진으로 외규장각 도서반환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나 TGV선정의 객관성에 대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과 프랑스측이 여러국가의 문화재를 소재하고 있어 외교적 곤경에 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조심스런 교섭을 진행중이다.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가 미테랑대통령 방한때 의제에 올릴지 검토중이며 현지 공관을 중심으로 한 외교적 노력이 한불관계의 진전으로 큰 성과를 거둬 프랑스가 스스로 반환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왕실문서와 문헌사료들은 모두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거나 희귀본들로 임진왜란이후 조선조 역사연구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책들이며 특히 이본이 존재하지 않는 『서궐영건도청의궤』는 경희궁의 개축과 보수공사에 관한 기록·그림으로 경희궁복원을 위해서도 중요한 자료라는게 학계의 의견.
서울대 규장각관장을 맡고있는 한영우교수는 『이들 서지류는 왕조의 국가문서로서 일반문화재와 구별되는 귀중본들』이라며 『조선시대의 역사·문화를 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료들이기 때문에 꼭 반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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