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아인슈타인』들 줄선다|백화점 문화 센터 어린이 과학 탐구 교실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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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최근 1, 2년 사이 서울 시내 각 백화점 문화 센터에는 「미래의 아인슈타인」을 꿈꾸는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상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과학 현상을 실습·실험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고, 나아가 과학하는 마음을 길러주는 「어린이 과학 탐구 교실」을 수강하려는 어린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개 유아반과 국교 저학년·고학년 반으로 나뉘어 생물·화학·물리 영역의 실험·실습으로 운영되는 이 과학 교실들은 수강 신청 접수 2∼3일만에 마감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 백화점을 비롯, 신세계·현대·미도파·그레이스·뉴코아 등 대형 백화점의 경우 9월부터 시작되는 가을 강좌는 이미 마감된 상태. 12월 개강할 겨울 강좌의 예비 수강생까지 접수 신청이 밀리고 있어 즐거운 비명이다.
롯데 백화점의 경우 5∼6세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또래 또 과학 첫걸음」과 국민학교1∼3년과 4∼6년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과학교실」등 모두 4개반을 운영하고 있다. 92년 12월 2개반으로 시작한 미도파 백화점은 늘어나는 수강생을 다 수용하지 못해 지난봄부터 강좌수를 늘려 현재는 「영재 과학 탐구 교실」 「병아리 탐구 교실」등 5개반을 운영 중. 그레이스 백화점은 정원을 20명으로 한정하는 대신 유아반과 학년별 국교반, 그리고 6개월 이상 수강한 어린이를 위한 연구반(에디슨반·노벨반)등 모두 12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20∼30명을 한 반으로 주 1회 진행되는 이들 강좌의 특성은 철저한 실험·실습 위주로 짜여 있다는 것. 물질이 열을 받으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탄산수소나트륨을 이용한 열분해 실험으로 알아보는가 하면, 알콜의 분자 운동·자석의 성질·양초의 성질 등을 직접 실험을 통해 배운다. 또 개구리 해부를 통해 생물체의 구조와 성질을 배우며 라디오 등의 모형을 직접 제작해봄으로써 전자·전기의 성질을 이해하게 된다.
롯데 문화 센터에서 6개월 동안 과학 교실을 수강했다는 류제일군(삼전국 5년) 은 『학교에서는 좀처럼 하기 어려운 실험을 직접 해볼 수 있어 좋고, 실험을 통해 배운 내용이 생활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신기하고 매우 재미있다』고 말한다. 류군은 과학교실에 다니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수업에 임하는 어린이들의 자세는 진지하기만 하다. 다른 강좌와 달리 결석률이 거의 없는 것은 물론 모두들 열심히 실험·실습에 임한다고 한다.
강사는 실험 방법만을 가르쳐주고 실험에는 일일이 간섭하지 않으며, 실험이 끝난 후 실험결과를 놓고 과학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수업 방법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 흥미를 끌어 진지한 수업을 이끌게 한다고 롯데 문화 센터에서 어린이과학 교실 강의를 하고 있는 조병남씨(41)는 말한다.
이러한 과학 교실은 예산 부족과 과다한 학생수 등으로 학교 교육에서 충분한 실험·실습이 이뤄지지 못하는 점을 보완, 어린이 스스로 직접 실험을 하면서 과학에 재미를 느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돼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엑스포가 열려 일반인들의 과학에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도 과학 교실에 대한 열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문화센터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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