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땐 소주!…2003년 판매량 5%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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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설 보너스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가장(家長)으로서 비싼 술을 먹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에서도 가볍게 소주 한잔 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회사원 강병헌(37)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주류업계에선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주 판매량은 약 29억1천만병(3백60㎖ 기준)으로 2002년의 27억7천만병에 비해 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면 맥주와 위스키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맥주의 경우 지난해 1억9천8백2만상자(5백㎖들이 20병 기준)가 팔려 전년(2억5백55만상자)보다 3.7% 감소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위스키 업계의 사정은 더욱 나쁘다. 지난해 위스키 판매량은 3백20만3천3백83상자(5백㎖들이 18병 기준)로 지지난해의 3백56만8천2백90상자보다 10.2%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2년에는 월드컵 특수 등이 맥주와 위스키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나 지난해에는 이 같은 특수가 없었고 불황으로 인해 서민들이 소비를 자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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