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L, 영토개념 아니다" 이재정 통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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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얼굴) 통일부 장관은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은 기본적으로 영토의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과정을 보고하다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정상회담이 성사된) 이번 기회에 정부도 NLL에 대해 합리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이 장관은 "NLL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안보 개념에서 설정돼 이제까지 유지돼 왔다"며 "지금은 서해에서 충돌을 막는 구체적인 장치가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NLL의 변경'은 8.28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의제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어서 이 장관의 발언은 논란을 불렀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김 위원장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미 북측과 합의한 것 아닌가"라며 "NLL 문제는 결코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남북은 1992년 체결된 남북 기본합의서(11조)에서 NLL을 불가침 경계구역으로 인정했다"면서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NLL을 지상에서의 군사분계선(MDL)과 같이 확고하게 유지하고 북측이 어기면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채병건 기자

◆NLL=1953년 8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 간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양측 해.공군의 정찰 활동을 제한하려고 설정한 북방한계선(NLL.North Limit Line)을 말한다. 지금까지 남북 간 해상 영토의 경계선이 돼 왔다. 북한은 73년부터 서해 5도(백령도.연평도 등)를 포함한 NLL 부근이 북측 수역임을 주장하며 의도적으로 침범하기 시작했다. 99년과 2002년 연평.서해 교전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다. 정부는 '남과 북의 불가침 경계선은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는 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북한의 주장을 일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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