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선공항 「1사취항」 논의/교통부·전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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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화물 24시간 장치제 폐지도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국내선 운영이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서비스 경쟁으로 요금인하를 유도하고 국내 항공업계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목적으로 88년 출범한 복수민항은 그동안 소신없는 정책으로 오히려 과당·출혈경쟁을 유도,양사의 적자가 심화되고 운항 안전성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따라 항공전문가와 교통부 관계자들은 국내선에 대한 노선 특화,화물운송 제도개선,적극적인 민간투자 유치환경 조성 등 국내선 운영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선 특화=88년이후 올해까지 국내선 취항노선 수는 15개에서 18개로 늘면서 1일 평균 운항편수는 대한항공이 88년말 78.4,아시아나 4회에 서울 4월현재 대한항공 1백17.1,아시아나 67회로 각각 늘어났다.
반면 국내선 평균 탑승률은 92년 대한항공이 69%에서 93년 7월 현재 67%로,아시아나는 64%에서 60%로 각각 떨어지면서 지난해 대한항공이 26억여원,아시아나는 2백여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데 이어 올 1·4분기 적자만도 대한항공 17억여원,아시아나 1백4억여원으로 누적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지방공항 여건과 항공사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교통부의 노선배분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만큼 앞으로 부산·제주 등 간선망을 제외한 지선공항 운항은 1개사 1개 노선을 취항시키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화물=71년부터 보안검색을 이유로 84㎝×54㎝ 크기의 X레이 통과기를 통과하지 않는 국내선 화물에 대해 24시간 장치를 의무화,신속을 생명으로 하는 항공화물의 장점이 없어져 평균 화물탑재율이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제도는 71년 속초발 서울행 대한항공 F­27기 납북미수사건이후 항공기 보안을 이유로 시한폭탄의 최장 폭발시간이 24시간이라는 점에서 실시된 것으로 현재 한국과 이스라엘만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최장 70여시간의 시한폭탄이 개발됐고 냉전시대가 끝난 국제적 환경으로 보아 항공화물의 수요를 촉진시켜 고부가가치 화물의 물류를 원활하게 하고 낮은 승객 탑승률에서 오는 항공사의 적자를 보전토록 화물장치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자 유치=기부채납은 민간기업이 공항내에 시설을 지어주고 건물내에서 필요한 공간을 건설비 대신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현재 1년만에 계약을 경신토록 돼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부가 필요에 따라 1년만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할 수 있어 민간기업체의 공항시설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은 부족한 정부재정으로 할수없는 공항시설 개선에 민간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부채납에 대한 재계약기간을 최소 3∼5년까지 완화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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