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물 마르지 않는 샘|금정산 금샘 문화재보존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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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항상 물이 가득 차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황금빛 물빛을 내 신비한 샘으로 알려진 부산 금정산 금샘(금정)을 보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샘은 국내 3대 사찰의 하나인 범어사가 있는 부산시 금정구 청룡동 금정산성 북문 고당봉에서 북쪽으로 2백m쯤 떨어진 금정암 위에 형성된 둘레 5m, 깊이 약20m의 우물.
금샘은 수천년동안 자연 그대로의 상태로 신비로움을 간직해오다 금정산성의 등산로가 개발되면서 등산객·행락객들이 샘의 물을 마구 퍼가거나 바위에 이름·낙서를 새기면서 샘 자체는 물론 주위의 자연경관을 훼손시켜 왔다.
이 샘이 그 동안 제대로 보호되지 못했던 것은 금정 구청이 개청된 88년 이전에는 샘의 실태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이후에는 주무부서가 일찍 생기지 않았던 탓. 현재는 91년 신설된 금정 구청 문화 공보실이 관리하고 있다.
이 금샘이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훼손이 심해지자 금정 구청은 최근 부산시에 시문화재로 지정해 본격적으로 보호해 줄 것을 건의했다.
구청의 건의에 따라 부산시는 시문화재위원을 보내 금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확인 작업을 벌이면서 시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고 구청 측도 금샘에 관한 전설·문헌 등 자료발굴과 함께 샘 주변에 안내판과 보호망을 설치해 보호에 나섰다.
『동국여지승람』 동래현편에는「세상에 전하기를 금빛 찬란한 한 마리의 고기(금어)가 5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 우물에서 놀았다」는 기록과 함께 입으로만 그 존재가 전해져오던 금샘이 발견된 것은 91년.
다른 우물처럼 평지나 계곡이 아닌 산마루 바윗덩이에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데다 극심한 가뭄에도 단 한번도 밑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고 더구나 노을빛·금빛까지 내고 있어 일반인들의 큰 화제를 모으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금샘이 황금빛을 발하는 것은 화강암 바위에 섞여있는 철 성분이 산화작용을 일으켜 생기는 현상이라는 추측과 가뭄에도 샘이 마르지 않은 이유는 평지가 아닌 산마루의 우물이라 안개·이슬이 많이 괴고 산정의 적은 복사열로 증발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으나 과학적으로 규명은 되지 않고 있다.【부산=김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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