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사찰」합의/제네바 2차회담 성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빠른 시일내에 남북회담 용의”/미서 원자로 경수로전환 지원
【제네바=배명복특파원】 북한과 미국은 19일 제네바에서 제2차 고위급회담 세번째 협상을 갖고 특별사찰 문제에 대해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조속한 시일안에 협의를 재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관계기사 5,6면>
미국은 또 북한 원자로를 흑연감속로에서 핵무기개발 위험이 낮은 경수로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고 북한에 대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동의했다.
양측은 이날 밤 8시45분(한국시간 20일 오전 3시45분) 제네바주재 미 대표부에서 약 1시간에 걸친 회담을 끝낸뒤 발표한 합의성명에서 『양측은 IAEA 사찰의 공정하고 완전한 적용이 국제적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강화에 필수적이라는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히고 『북한은 사찰과 관련한 현안들에 대해 IAEA와 조속한 시일안에 협상을 시작할 용의를 표명한다』고 천명했다.
이 합의성명은 또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남북한 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면서 『북한은 핵문제를 포함한 상호 현안들에 대한 남북회담을 조속한 시일안에 시작할 용의를 가지고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북한의 경수로 도입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들을 포함,핵문제 해결과 관련된 현안을 토의하고 양국간 전반적 관계개선의 기초를 마련키 위해 2개월안에 3차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이 끝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강석주 북한대표는 『아주 전진적이고 생산적인 회담이었다』고 평가하고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무력 불사용보장 원칙을 특정적으로 우리에게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IAEA와의 협상문제에 대해 『앞으로의 협상은 IAEA가 우리에 대한 공정성을 보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측 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영변에 있는 2개의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접근문제를 포함한 현안들에 대한 IAEA와의 협의에 명백하고 진지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는한 회담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 원자로의 경수로 전환지원 조건으로 ▲북한의 NPT완전 복귀 ▲특별사찰문제에 관한 IAEA와 협의진전 ▲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 등 세가지를 언급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