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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식힐 추리·모험소설-출간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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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3면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지나 집에서 더위를 식히며 읽을 수 있는 추리·모험소설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종로서적이 「여름특선 SF 및 추리소설」코너를 만들어 3백여종을 전시하는 등 교보문고·영풍문고·을지서적 등 대형서점들은 전용 진열대를 새로 마련하거나 확장하면서 판촉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출간되는 추리소설의 동향은 살인사건을 둘러싼 탐정과 범인의 두뇌싸움을 위주로 한 전통 추리물에서 국제분쟁이나 테러단·해양탐사·의료범죄·과학스릴러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폭이 넓고 다양해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엔 중세 수도원의 살인사건과 고문서의 비밀을 다룬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인기를 끌며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올해엔 대법원장 살인사건을 다룬 존 그리샴의 『펠리컨 브리프』, 생물공학적으로 재생한 공룡동물원의 참사를 다룬 마이클 클라이튼의 『쥬라기공원』이 소설부문 베스트셀러 상위를 차지하는 인기를 끌었다.
얼핏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분야의 소재와 기법은 날로 다양화해 가는 추세에 있고 인기는 외국작가들이 독점하고 있다.
영풍문고의 월간 『신간뉴스』7월호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출간돼 현재 서점에서 유통되고 있는 추리소설 7백3종 중 외국작가 1백90명이 5백9종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작가는 53명 1백76종에 지나지 않으며 판매 부수에서도 크게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나머지 18종은 단편 추리소설선집).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외국의 추리 전업작가들을 보면 해당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과시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타이태닉호를 인양하라』『보물』등의 해저모험소설로 유명한 클라이브 커슬러는 미 국립해저탐사국 국장으로 있으며 난파선 탐사의 세계적 권위자다.
『펠리컨 브리프』의 작가 존 그리샴은 자신이 변호사 출신으로 법조계의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코마』『바이탈 사인』 등으로 유명한 로빈 쿡은 의료계의 비리와 범죄를 전문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올해 추리소설계는 동아출판사·고려원·자유문학사 등 비중있는 출판사들이 앞다투어 뛰어들어 시장을 넓히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아출판사는 올해 『오마하로 가는 길』『에게해의 복수』『보물』『드래건』등을 탰으며 이번 여름에만 『사하라』『눈물은 광대와 함께 왔다』『얼음꽃』등을 출간했다. 고려원 미디어도 『악녀의 성』『일본 서스펜스 걸작선』『교수형 집행인』『스타트렉 시리즈』『스타워스 시리즈』등에 이어 이번 여름에는 『한국 서스펜스 걸작선』『악녀 두번 살다』등을 내며 이 분야의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한편 영풍문고의 『신간뉴스』에 가장 많은 추리소설을 낸 외국작가는 영국의 애거사 크리스티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오리엔트 특급살인』등 80종이 나와있다.
다음이 『투모로 파일』의 로런스 샌더스가 15종, 『셜록 홈즈』시리즈의 코난 도일이 12종, 『괴도 루팡』시리즈의 모리스 르블랑이 11종, 『저격자』등으로 유명한 로버트 러들럼이 9종 등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낸 작가는 ▲김성종 30종 ▲이상우 15종 ▲정건섭 12종 ▲노원9종 ▲이수광 7종 등이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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