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해안봉쇄설은 와전”/한승주외무 관훈토론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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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미와 접근원하면 남북대화 응할것/통일정책팀내 불협화 지적 사실과 달라
한승주 외무부장관은 30일 저녁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정부가 주창하는 「신외교」와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한 장관과의 일문일답.
­왜 하필이면 「신외교」냐. 다음정부는 「신신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말이냐.
▲여러가지 차원을 포괄하는 외교기조를 표현하는데 있어 기존의 북방외교·전방위외교·정상외교 등의 표현은 적당치 않다고 생각했다. 현실정치에서는 상징성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내가 학자로 남아 있었으면 신외교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을 것이다(웃움).
­최근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한 의도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북한이 그동안 남북대화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국제사회의 여론을 유엔안보리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에서 남북대화로 돌려놓으려는 의도가 깔려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은 미국과의 2단계 회담을 앞두고 있어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덜 느낄는지 모른지만 앞으로는 남북대화에 응해올 것으로 본다. 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는 남북한 관계개선 없이는 미­북한의 관계개선이 있을 수 없다는 확고한 방침을 갖고 있는 만큼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한다면 남북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통일팀내에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는데….
▲한 개인이나 조직이 모두 만족하는 정책이 존재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우리가 취하고 있는 대북정책이 개인이나 어느 한 부서의 정책이 아니고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쳐 이뤄졌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
최근 김영삼대통령이 영국 BBC방송과 회견한 내용과 나의 견해가 차이가 많다는 지적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김 대통령을 인터뷰한 영국 기자가 최근 나에게 『내가 코멘트한 내용과 대통령이 말씀하신 내용이 혼용된채 보도돼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는 편지를 보내온 사실을 알아달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참여하는 남북한 동시사찰은 한미 양국 정부 사이에 어느정도 깊이있게 논의됐나.
▲IAEA가 참여하는 사찰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NPT체제내에서 IAEA가 북한을 사찰하고 남한도 사찰하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아르헨티나·브라질에서의 경우처럼 NPT 밖에서 두나라가 협약을 맺어 한나라가 다른 나라의 핵시설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경우 IAEA에 의뢰,사찰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미양국은 이 두가지중 어느 것도 합의한 바 없다. 다만 IAEA가 북한의 미신고 핵시설을 사찰하는 대신 북한이 지정하는 남한의 특정장소에 대해 IAEA나 북한이 사찰 하게 하는 방안이 논의된 적은 있다.
­2단계 미­북한회담이 결렬되면 대북해안 봉쇄조치를 한다는 얘기도 들리는 데.
▲와전된 얘기다. 한미간에 전혀 논의된 바 없다.
­북한 핵문제 해결이 유엔안보리 조치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는가,아니면 조치 이후에 가능하다고 보는가.
▲솔직히 대답하기 곤란하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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