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혼 대학원생들 탁아소 건립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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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평소 수업 중 어린 자녀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고민하며 학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서울대 기혼 대학원생들이 교내 전문탁아소 건립을 적극추진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 대학원 자치회협의회」(의장 이철주·28·미생물학 박사 과정)는 지난 4월말 올해 주요 역점사업의 하나로 자녀를 가진 석·박사과정의 대학원생들을 위한 캠퍼스 내 탁아소 설립을 위해「학내 탁아소설치를 위한 특별 위원회」(약칭 탁아특위=위원장 김기춘·24·여·수학교육과 석사과정)를 설치했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생 8천여 명 중 20%가량인 1천5백 명 이상이 결혼했으며 이중 1천명 정도는 아이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탁아특위가 지난달 3일 결혼한 재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백62명중 90%이상이 학내 탁아소 건립에「적극 찬성」하며 80%는 교내 탁아시설을 이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중 3분의2가량은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기를 원하며 대학원생들이 교내 탁아시설을 통해 가장 크게 기대하는 효과는 연구시간 확보와 육아비용 절감으로 나타났다.
탁아특위는 지난달 말「탁아특보」라는 홍보 물을 각 대학원생 연구실에 배포했으며 14일에는 교내 문화관에서「탁아소 설치를 위한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특위는 일단 빠르면 내년초설립, 운영을 목표로 학교측에 2억5천만원의 운용자금 지원을 신청해 놓았으며 대학 기획실로부터「학내 복지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얻은 상태라고 밝혔다.
전인옥 한국방송통신대 교수(35·여·유아교육과)는『80년 대학원 재학시절 첫애를 출산하고 한 학기를 쉬며 어렵게 공부했다』면서『그 뒤 캘리포니아대에 유학 갔을 때 두 자녀를 대학부설 종일 제 탁아 센터에 거의 무료로 다니게 하며 부담 없는 학업완수는 물론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자녀 기본학습 교육까지 큰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봉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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