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발칸에 또다른 불씨/“추방 맞대응”희­알바니아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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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알바니아 인구 5%가 그리스계/탄압맞서 독립운동 펴 갈등확산
그리스가 알바니아의 그리스정교 사제추방 조치에 대한 항의로 국내 알바니아 난민을 대거 추방하기 시작함으로써 양국간에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 사건은 알바니아내 그리스계 주민들에 대한 알바니아 정부의 탄압과 그리스계 주민들의 독립운동 등 민족갈등과 관련되어 벌어지는 것이어서 유럽의 화약고 발칸 반도에 또 하나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알바니아는 과거 오스만투르크 지배의 영향으로 인구 4백여만명중 70%가 회교를 믿는 회교국가다. 인구의 약 5%인 20만명은 그리스 정교를 믿으며 그리스와 접경지역에 사는 그리스계 주민들이다.
유럽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알바니아는 공산정권이 무너지면서 극심한 경제난에 빠져 식량폭동을 겪기도 했으며,국민이 대거 인접국들로 탈출하는 사태도 겪은 바 있다. 치안상태 또한 엉망이 되자 다소 부유한 그리스계 주민들에 대해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약탈을 자행하는 사건이 빈발하고,심지어는 그리스 국경을 넘어 약탈하는 알바니아인들도 있었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그리스계 주민들을 핍박하면서 그리스계 주민들은 자신들이 삼고 있는 지역을 그리스에 편입시킬 것을 주장하는 급진 민족주의 정당 오모니아당을 결성,독립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알바니아는 지난해 민족주의 정당을 금지하는 새 법률을 만들어 그리스계 주민들이 선거에 참여하는 것마저 봉쇄해 버렸다. 알바니아는 지난해 3월 그리스계 주민들이 모여사는 지로카스테르지방에 배타적 민족주의를 촉구하는 내용의 「그리스어 삐라」가 뿌려진 사실과 그리스내 그리스 정교회 코니차 주교관구에서 발표된 그리스계 주민들의 귀국을 촉구하는 성명에 대해 그리스정부에 항의했다.
이에대해 그리스는 그리스로 월경,약탈행위를 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알바니아인들을 사살하는 초강경 대응을 하는 한편 알바니아 정부가 그리스계 주민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해 왔다. 양국 정부가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않고 계속 강경한 입장으로 맞설 경우 알바니아내 그리스계 주민들의 문제는 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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