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수혜 증권주, 증권사가 순위 매겼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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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려야 산다"=9일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선물거래소가 전환사채(CB) 발행과 관련해 요구한 조회공시에 대해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 없다"고 밝혔다. 4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을 1조5000억원 규모로 늘릴 것이란 소문에 대한 답변이다.

전날 대신증권은 4476억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을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려는 이유에서다. 대우증권도 유상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거래소가 요구한 조회공시 답변에서 밝혔다. 서울.CJ투자.우리투자증권도 직간접적으로 타 증권사에 대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기자본 확충 의지를 내비쳤다.

이렇게 증권사들이 덩치 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자통법 시행에 따라 불어 닥칠 업계 재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일단 몸집을 키워야 투자은행(IB) 업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증권사가 꼽은 증권주는?=증권주는 자통법 수혜 기대감에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라 선뜻 투자 종목을 고르기 쉽지 않다. 이럴 때 증권사들이 추천한 증권주를 눈 여겨 보는 것도 방법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우리투자증권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금융지주회사 계열사로 향후 자통법이 시행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도 추천 이유였다. 미래에셋증권도 다수 증권사의 지지를 얻었다. 동부증권은 "펀드 대표 브랜드인 미래에셋 그룹의 판매 채널"이라며 "주식형 펀드 시장 확대에 따른 최대 수혜주"라고 평가했다. 삼성증권도 빠지지 않았다. 자산관리 부문의 강점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특히 "삼성그룹 임직원의 주요 거래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도 "한국형 메릴린치"라는 찬사를 받으며 추천주로 꼽혔다.

한누리투자증권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산 증가가 자산관리 영업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게다가 거래소와 동양생명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보유 지분 가치도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소형 증권사가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의견도 있었다. 키움증권은 한양.신흥.부국.유화증권 등 소형 증권주를 "흙 속의 진주"에 비유했다. ▶실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으로 저평가된 상태인 데다 ▶거래소 상장 차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M&A 프리미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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