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거리 황제 100m 이번엔 누가|제4회 세계육상대회 한달 앞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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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93년 세계 단거리 왕위자리는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또 미국의 칼 루이스가 지난 91년 수립한 1백m 9초86의 세계신기록은 무너질 것인가.
육상의 올림픽인 제4회 세계 육상경기 선수권 대회(8월·독일 슈투트가르트)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가 단거리 황제에 오를 것인가와 기록단축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지난18일 세계 최강인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비 공인 세계신기록이 쏟아지는 등 이번 세계 육상선수권은 벌써부터 세계 스포츠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대표선발전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이들 중에서 세계 톱 스프린터가 나올 확률이 높기 때문.
지난 세 차례의 세계 선수권대회 1백m는 미국의 칼 루이스가 내리 석권했으며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제의한 근래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이 모두 미국에서 배출됐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선수권대회에 나갈 미국대표들은 이번에 대회 4연패를 노리는 칼 루이스를 비롯,「총알 스타터」신예 안드레 케이슨과 관록의 준족 데니스 미첼.
루이스는 지난해까지 올림픽 금메달 8개(멀리뛰기·1백m·4백m계주), 세계선수권 금메달 7개에 빛나는 세계육상의 불멸의 스타. 지난해 바르셀로나 올림픽 미국 선발전 1백m에선 비염·누관병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결승에서 10초68의 저조한 기록으로 6위에 그쳐 탈락했고 대신 4백m 계주와 멀리뛰기 대표로만 선발돼 금메달 두개를 획득했었다.
그러나 올해 미국 선발전에서는 세계선수권 마지막 출전이라는 배수진을 친 끝에 가능성이 높은 멀리뛰기 종목을 세계최고기록(8m95cm) 보유자이자 동료인 마이크 파월(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에게 넘기고 자신은 1백m에 출전, 9초90의 3위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2위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미첼(9초85·비 공인 기록).
그러나 올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가장 스폿라이트를 받을 선수는 케이슨. 케이슨은 루이스(1m89cm)와는 비교할 수도 없고 보통 스프린터로서도 찾아보기 힘든 1m70cm 70kg의 왜소한 체구의 소유자. 그러나 케이슨은 고무공 같은 탄력과 파워를 바탕으로 선발전 준결승·결승에서 비록 뒷바람으로 공인 받지는 못했지만 9초79와 9초85를 잇따라 마크, 비 공인 세계신기록을 뿜어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졸지에 세계 트랙 주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이들은 총알 같은 스피드로 전세계 기록 보유자이며 1백m 세계랭킹2위(9초88)로 이버렐과 바르셀로나 올림픽 2백m 금메달리스트 마이크 마시 등을 탈락시키며 막강 미국 팀의 대표라인을 구성했다.
미국 밖의 선수들로는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린포드 크리스티(영국)와 2위였던 나미비아의 흑 진주 프랭크 프레데릭이 메달 권 진입의 후보들.
지난 91년 동경 세계 선수권대회에서는 미국 단거리의 트로이카 루이스·버렐·미첼에 이어 4위에 머물렀던 크리스티는 3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실한 훈련으로 지난해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집념의 스프린터로 유럽에 살고 있는 흑인들의 우상. 그러나 올림픽이후 심심찮게 흘러나오는 약 불복용 소문과 은퇴 설 등으로 최근 훈련에 소홀하다는 전문이어서 우승은 다소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대두. 따라서 미국대표 세 명의 우승다툼에 이들 두 명의 스프린터들이 도전하는 형국이나 아무래도 우승다툼은 케이슨과 루이스의 대결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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