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흑자 비결은「친절」-불황 모르는 싱가포르 항공 한국인 승무원 방현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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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항상 환하게 웃는 얼굴이야말로 승객들에게는 최대의 서비스입니다』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항공 한국인 여승무원 방현아씨(24).
싱가포르 항공은 세계 대다수 항공사가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항공사로 꼽힌다. 방씨는 그 비결로 다름 아닌 친절을 꼽는다. 특히 여승무원들의 친절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 싱가포르 항공에 근무하는 승무원은 모두 5천명인데 이중 한국인 여 승무원은 14명. 싱가포르 항공은 싱가포르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해마다 증가하자 83년부터 한국인 여승무원을 채용해 오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후 지난해 이 항공사 공개시험에 응시, 2백대1의 경쟁을 통과한 재원이다. 그는 싱가포르 전통 문양을 살린 우아한 유니폼을 입고 서울∼싱가포르 노선에 근무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공사를 대표할 만큼 잘 알려진 이 유니폼은 승무원 계급에 따라 네 가지 색깔로 구분되는데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발맹 작품이다.
여 승무원 교육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기본 서비스, 음식과 포도주, 미용 등을 내용으로 4개월간 이뤄진다. 이 교육을 마치면 친절과 미소가 거의 체질화된다고 한다. 이 교육센터의 직원만 6백여명이고 1년에 2만여명이 교육받을 정도로 싱가포르 항공은 사원교육에 사운을 걸고 있다. 이런 철저한 교육결과 미국 트레블러지로부터 5년 연속 최우수 항공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승객들은 누구나 자신만을 특별하게 대우해주길 원합니다. 하지만 3백여 명이나 되는 승객을 한결같이 대할 수밖에 없지요』
그는 6시간 동안 한번도 앉아보지 못하는 고된 기내 근무 중에 다소 까탈스러운 승객을 대할 때면 힘이 더욱 들지만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는다. 그는 특히 한국인 승객들의 표정은 굳어져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아쉽다고 한다.
이따금 한국인 할아버지 승객이 외국인 승무원으로 오해했다가 그의「유창한」한국어 실력에 깜짝 놀라며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할 때면 얼굴이 발개진다고. 그는 퇴직 후엔 전공을 살려 의상 디자이너로 활동할 계획이란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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