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큰가? 그럼 빨리 걸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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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떤 세안제와 화장품을 쓸지가 늘 고민이다. 누군가 “써보니 좋더라” 추천하면 좀 비싸더라도 부리나케 그 화장품을 구하러 다닌다. 그러나 화장품이 비싸다고 꼭 피부에 좋은 건 아니다. 오히려 ‘싼 맛’에 쓰는 화장품이 피부에 더 잘 맞을 때가 있다. 사람마다 물려받은 유전자가 다르고 환경, 체질이 달라서다. 걷기도 마찬가지다. 가장 좋은 건강 비법이지만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때로는 걷기가 건강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양인은 아침에, 음인은 저녁에 걷자
‘아침형 인간’이 유행이라고 아무나 다 아침형 인간이 될 수는 없다. 아침이면 자명종이 없어도 쉬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침마다 목 찢어지게 우는 자명시계와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아침 기상이 힘든 사람에게 아침운동으로 걷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양인(陽人)은 아침형, 음인(陰人)은 올빼미형으로 분류된다.
소양인, 태양인처럼 몸 안에 양기가 많은 사람들은 햇빛의 기운에 잘 부응하기 때문에 해 뜨는 새벽부터 활기가 넘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아침걷기가 건강에 좋다. 집중력이 필요한 업무도 오전에 잡는 게 좋다. 대신, 해질 무렵부터는 양기가 급격히 떨어져 피로를 느끼게 되므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때문에 저녁회의나 야근은 피하는 게 좋다.
소음인, 태음인처럼 음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양기가 강한 아침에는 힘을 쓰지 못한다. 유난히 아침잠이 많고, 오전 중에는 내내 멍한 상태가 되기 쉽다.이런 체질은 새벽부터 왕성한 활동을 하면 오후 내내 피로에 젖어 일을 망칠 수 있다. 따라서 새벽부터 걷기 운동을 하다가는 저녁 무렵에 기어서 집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퇴근 후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은 파워 워킹, 태음인은 노르딕워킹
태양인에게는 평상시 보다 세 배 이상 빠르게 걷는 파워워킹이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태양인은 인대와 건이 약해서 근육이 잘 이완된다. 때문에 급만성 요통이나 하지무력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신체 성분 중에서 이것을 보완하는 운동이 꼭 필요하다.짧은 보폭으로 빠르게 걷는 파워 위킹은 체내에서 근육을 뼈에 부착하는 인대와 건을 튼튼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므로 태양인에게 유리하다.
반면에 체내 지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느리게 걷기나 노르딕 워킹은 태음인에게 유리하다. 태음인은 과다 영양과 운동부족으로 지방을 체내에 축적하기 쉬워 고지혈증이나 지방간이 많은 경향이 있다.따라서 지구성 유산소 운동으로체내 지방을 없애고 체중을 표준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자세가 구부정한 소음인에게는 뒤로 걷기를 추천한다. 뒤로 걷기는 다리를 예쁘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친구가, 소양인은 음악이 필요하다
걷기운동은 금방 지겨워 질 수 있는 운동이다. 때문에 파트너가 있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즐겁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조용하고 소극적인 소음인의 경우, 혼자서 걷기보다는 애완동물이나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수다를 떨면서 걷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소음인은 너무 무리하게 땀을 많이 내서 운동 후 체온이 더욱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급격히 기운이 더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누군가와 수다를 떨기보다 혼자 음악을 듣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체질도 있다. 단, 보약도 체질에 따라 처방이 다르듯, 음악도 체질에 맞게 선택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경희대 한방음악치료센터에 따르면 체질에 따라 나눠지는 음악치료법이 7가지가 있고, 이때 사용되는 음악은 동서양의 음악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보통은 젊은 층에게는 클래식을, 노인들에게는 국악을 사용한다.
여러 체질 중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그 효과가 높아지는 사람이 소양인이다. 이들에게는 특히 대금 음악이 좋으며, 그 중에서도 진양조의 가라앉는 느낌의 음악이 효과가 높다. 서양악기로는 서정적인 첼로 곡이 좋다. 소양인들은 대부분 빠른 음악을 좋아하는데, 사실 빠른 음악이 소양인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래방에서 빠른 가요를 부르면 속이 허해지기 쉽다. 때문에 소양인에게는 템포가 편안하고 서정적인 음악이 추천된다.

태양인은 냉커피, 소음인은 미지근한 물이 좋다
사람마다 운동 후 섭취하기 좋은 음료가 있다. 대부분 자기 입에 맞는 음식을 편식하게 마련이지만 체질에 맞는 음료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태양인은 시원한 냉커피(크림을 타지 않은 것), 키위주스, 아이스초코, 아이스 바가 좋다. 태음인은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체질이어서 수박 또는 시원한 오미자차가 제격이다. 반면 소음인은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오히려 배탈이 나기 쉬우므로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소양인은 체질상 땀을 가장 많이 흘리기 때문에 시원한 녹차, 아이스티, 레모네이드, 이온음료가 적당하다. 그밖에도 소음인은 더운 음식이 좋고, 소양인은 서늘한 성질의 음식을 자주 먹어 변비를 관리하는 게 좋다. 태음인에게는 저지방식사를 권장하며, 태양인은 소변을 자주 배설해 상체의 열을 아래로 끌어내릴 것을 권한다.

Tip.
당신의 체질은?

태양인 : 목이 굵고 뒷덜미가 특히 발달돼 있다. 머리는 크고 얼굴은 둥근형으로 눈은 비교적 작은 편에 속하나 광채가 있다. 상체는 비교적 튼튼하고 견실하지만 허리부분이 약하고 다리에 힘이 없어 오랫동안 걷지는 못한다.

태음인 : 하체가 발달돼 있는 반면 상체는 조금 허약한 편이다. 하지만 근골의 발육이 좋아서 걸음걸이는 느리고 안정성이 있다. 얼굴은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피부색은 검고 견실한듯하나 의외로 민감하다. 몸은 대개 비만하다. 태음인 중에서도 마른 사람이 있지만, 골격만은 잘 발달돼 있으며 목덜미가 가늘고 키가 커서 서 있는 자세가 꼿꼿하다.

소양인 : 얼굴이 하얗거나 붉은 빛을 띠는 누런색으로 턱이 뾰족하며 입술이 얇다. 체격은 상체의 발육이 좋아서 가슴이 넓고 튼튼하지만 하체가 빈약하여 엉덩이가 좁고 걸을 때 안정감이 없어 보인다. 머리는 앞, 뒤로 튀어나오고 목은 가늘고 긴 편에 속하며 눈빛이 예리하고 맑으며 빛난다. 입술이 얇고 큰 사람은 보통 활동적이며 독립심이 강한 편이다.

소음인 : 얼굴은 달걀 같은 타원형으로 미인형이 많지만, 네모나거나 둥근 형도 있다. 피부는 원색으로 유연하고 부드러워서 겨울에도 손발이 뜨지 않고 여자는 다산하여도 복부가 트지 않는다고 한다. 체격은 보통 작은 편으로 키가 작고 가슴이 좁으며 엉덩이가 크다. 아랫배는 나오고 앉는 자세가 의젓하지만 서면 뒤뚱뒤뚱하고 걸을 때는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어진다.

※체질을 판단하는 요인은 신체특징 외에 성격, 생리적 차이도 포함되므로 정확한 체질감별을 하고 싶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손희성 인턴기자 hssohn@joins.com
도움말 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 이의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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