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7일 지난 5월부터 신용카드 이용한도가 늘어나면서 은행의 신용카드 대출이 5월에만 2천7백억원 늘어나 통화관리를 어렵게 하자 각 신용카드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토록 유도키로 했다. 한은은 특히 비씨·국민·외환비자카드 등 은행계 카드회사들이 사실상 은행에서 자동대출받는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재무부에 이들 카드사를 지도해주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현행 제도는 고객들이 신용카드로 물품을 구입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카드회사에서 고객이 거래하는 은행으로부터 이 대금을 받아가는 식으로 운용돼 사실상 은행으로 보면 카드사에 자동대출을 해주는 셈이다. 삼성위너스·LG카드 등 전문계 카드사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나,특히 은행에서 만든 은행계 카드사가 은행의 자동대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이에따라 한은은 이 고객들의 카드이용대금을 카드사가 은행에서 바로 가져가지않고 ▲카드사가 카드채권을 발행해 팔거나 ▲다른 제2금융권에서 빌리는 방법으로 자체적으로 자금을 마련토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은관계자는 『지난달 은행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이미 소비성 가계대출을 억제한 마당에 아무래도 소비성 지출이 많은 카드 이용금액은 그 용도를 따지지도 않고 자동대출되고 있어 형평에도 어긋난다』며 『그렇다고 규제완화 차원에서 늘린 고객의 카드사용 한도를 줄일 수는 없으므로 카드사들도 은행돈을 그대로 가져다가 쓰려는 자세를 버리고 자체 재원조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