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불안없게 개혁 추진/YS 경제관련개혁 행보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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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제논리 점차 중시 전환기미/강제적 재벌해체 조치등 없어
김영삼대통령이 재계인사들과 만나 『경제에 충격적인 조치는 없다』는 등 업계불안 진정발언을 하면서 YS개혁의 경제분야 행보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 지레 「해빙」까지를 짐작반 기대반으로 들먹이기도 하지만 정작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실 등 YS주변에서는 해빙운운하는 것 자체가 YS개혁의 기본정신을 아직도 잘 모르고 있는 탓이라는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제계,특히 재계에 대한 YS의 발언이나 행적에는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색깔이 가미되고 있고,이는 특히 최근 대기업그룹의 소유권 문제나 노사관계 등 가장 민감한 분야에서 경제논리보다 개혁논리가 「승하고 있는 것에 대한 균형회복」 정도로 보면 적절하다는 것이 YS주변의 「주석」이다.
○…경제회생의 목표를 내건 신경제 1백일 계획이 진행돼온 가운데 그간 기업분할 명령권·무노동 부분임금과 같은 「불규칙 바운드」가 툭툭 튀어나와 공연히 기업의 경제마인드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데는 정부내의 인식이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
이와관련,지난주에는 이경식부총리 주재로 관계장관들의 저녁모임이 마련돼 서로의 견해차를 주율하는 장이 있었고,이는 청와대 경제수석실측의 고민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무노동 부분임금 등 최근의 노동정책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는데 마침 이같은 정부내의 움직임 가운데 이와는 별도로 「위」에서도 기업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안감을 씻어주어야 겠다는 판단이 섰었고 그 결과가 지난달 31일의 『경제에 충격적인 조치는 없다』는 대통령의 언급이었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개별적으로 기업을 불안하게 하는 정책에 대한 대통령은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그러나 개혁을 위해 단지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과정일 뿐이므로 기업이 공연히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하고,최근 쪼달리는 청와대 「안살림」 경비를 좀 늘려달라는 건의에 대해 대통령이 『아직도 개혁의 진정한 의미를 모른다』며 「혼쭐」을 냈다는 일화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있었던 대통령과 재계 인사들과의 오찬을 겸한 만남은 구평회 럭키금성상사 회장의 직언에 대통령이 귀를 기울인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 경제협의회(PBEC) 국제회장인 구 회장은 PBEC총회가 끝난 다음날 대통령과 만나 『최근 대통령의 의지를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검증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채 재벌해체 등의 이야기가 마구 나온다. 이런 것들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경제인들을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는 요지의 말을 했었고,이에 대해 대통령은 『그러면 한번 만나보지』라고 해 한미경제협의회 멤버들을 부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그간 기업인들만 따로 만나는 자리를 피해온 것은 개혁과 관련해 쓸데없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해서지 다른 뜻이 있던 것은 아니었으며 따라서 지난 29일의 오찬모임도 특별한 자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경제에 충격적인 조치는 없다고 한 김영삼대통령의 언급은 「강제적인 재벌해체」 등의 조치는 없다는 것이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혁의 추진력을 경제사정을 감안해 조정하겠다는 뜻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면 된다는 것이 공통된 해석이다.<김수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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