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인생경험 대민봉사에”/창원노인회 「사랑의 보금자리」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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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작명·까다로운 서류 무료작성/분기별 한문 교양강좌·환경미화 솔선
창원시 반림동 현대건설아파트 노인회가 아파트단지내 노인회관에 아파트 주민들의 모든 어려운 문제를 상담해주는 무료봉사 상담소를 설치,운영하며 「사랑의 보금자리 가꾸기운동」을 벌여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동안 문을 여는 이 상담소에서는 한학과 사회경험이 풍부한 노인회원들이 아기 이름과 가훈·상호 등을 지어주고 각종 계약서와 인사장·청첩장·진정서·청원서 등 까다로운 서식 등을 모두 무료로 작성해준다.
또 관혼상제 등의 예법과 절차 등을 알려주거나 혼인주례 등을 직접 서주고 일본어편지 해독과 대필도 해준다.
노인회장 추헌경씨(68·동창원 게이트볼 연합회장)는 『핵가족화와 폐쇄된 생활공간 때문에 이웃도 모르고 지내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따뜻한 정을 일깨워주기 위해 무료봉사 상담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4대 회장에 취임한 추 회장은 회원들과 함께 이달초부터 아파트주민들에게 「먼저 인사하기」와 「반상회에 부부동반 참석하기」 운동을 벌여 이웃간의 서먹한 분위기를 걷어내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어 지난 어린이날에는 노인회원들이 아파트단지 입구에 어린이날 축하 광고를 내건데 이어 어버이날에는 부녀회와 입주민 대표들이 노인회를 찾아 식사와 다과를 대접하는 등 삭막하던 아파트단지에 사랑과 공경의 분위기가 되살아나 노인회가 펼치는 「사랑의 보금자리 가꾸기」운동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90년 4월 설립된 현대건설아파트 노인회는 단지내 입주민수가 전체 1천3백95가구 6천5백여명으로 농촌지역 1개면 규모와 맞먹는 점을 감안,인정넘치는 시골 분위기를 연출해내기 위해 회원들이 솔선수범하면서 스스로 「어른의 위엄」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아파트지역내 60세이상 노인을 회원으로 한 노인회의 회원수는 할아버지 10여명과 할머니 50여명 등 모두 60여명.
회원들의 평균 연령은 70세로 고령이지만 회원들간의 화목한 분위기 덕택에 대부분 나이보다 건강한 삶을 누린다.
설립이후 줄곧 자급자족·복지향상·사회봉사 등의 슬로건을 내건 노인회는 월 회비 1천원외에 간혹 노인회 사무실 일부를 유명회사 제품 판촉 전시장으로 빌려 주고 받은 성금 등을 모아 노인회 운영 및 봉사활동 기금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출범 4년째인 올해부터는 분기마다 청소년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문과 명심보감 등 교양강좌와 아파트단지내 청소·화단 손질 등 환경미화작업을 맡아하고,10월에는 적립한 회비와 성금 등으로 대전 엑스포 단체 관람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추 회장은 『무료봉사 상담실을 더욱 활성화시켜 노인회가 아파트 가족들에게 사랑을 심어주는 청량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창원=허상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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