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엄마의…』출연 탤런트 조형기|"배우생각 없었는데 장사하다「끼」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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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91년 MBC-TV드라마『말로만 중산층』츨연을 마지막으로 브라운관을 떠났던 탤런트 조형기 (36)가 1년6개월의 공백을 깨고 다시 MBC-TV『엄마의 바다』와『산바람』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 동안 주로 깡패·머슴 등 우직한 남자 역으로 이미지가 굳은 그가 이번에 맡은 배역은 각각 공처가 남편과 동창생 여자를 쫓아다니는 부잣집 아들.
특히『엄마의 바다』에서는 여주인공 영서(고현정 분)의 이모역을 맡은 권기선의 기에 눌려 사는 공처가 역을 처음으로 맡았는데 어려운 코믹연기를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1m80㎝의 키에 90㎏의 거구인데다 인상도 남성적인 개성이 강한 편이어서 지금까지 스스로 코믹연기는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해 왔다는 그는 그러나『이번에 공처가 역을 맡으면서 거구가 오히려 코믹연기에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은 체구보다 거구가 아내의 등쌀에 쩔쩔매는 모습이야말로 진짜 코미디가 아니겠느냐』며 싱긋 웃는다.
82년 MBC탤런트로 입사한 이래 연기경력 11년째로 접어든 그는 『완장』『사랑과 야망』 『배반의 장미』등 드라마와 『청송으로 가는 길』등 22편의 영하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연기경력을 쌓았으나 이름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편이다.
『비중있는 배역을 맡으면 드라마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인기드라마에서는 별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지 못한 불운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팔자타령도 해본다』고 한다.
『이번에「엄마의 바다」는 인기를 끌 것 같은 주말연속극이고 맡은 역도 주연급은 아니지만 성격이 시선을 모을만한 역할이라 신인 같은 기분으로 녹화장에 가요.』
어릴 때부터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아름다운 악녀』『돌아오지 않는 해병』등에 출연한 60년대 성격배우인 부친 조항씨가 물려준 피는 어쩔수 없었는지 고교를 졸업하고 장사를 하다보니 나중에야 끼가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어 배우가 됐다는 그.
남의 코미디를 보면서 저것밖에 못할까란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막상 코믹연기를 해보니 웃고 사는 것도 힘들지만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남을 웃기는 것임을 알게 되더라고. <남재 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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