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환경벽」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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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우리 회사는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동쪽으로 7백㎞ 떨어진 벽지인 스베틀라야에서 연해주 산림청과 합작으로 원목벌채 사업을 하고 있다.
가문비나무·전나무·낙엽송등 수령 1백년 이상된 천연림을 핀란드식 기계 벌채방식으로 베어내 연간30만입방m를 한국과 일본에 판매하고 있다.
자원이 빈약한 입장에서 우리에게 해외자원개발이 갖는 부가가치는 크다.
우리나라는 많은 목재를 수입하고 있고 원목 확보가 안돼 합판을 제대로 못 만드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목재개발은 석유개발 등에 비해 자본이 덜 들어가는 이점도 있다.
러시아에서의 목재개발은 방치된 산림을 자원화하고 낙후된 이 지역에 개발바람을 불러일으키는 한편러시아인 2백80명, 연변 조선족 교포 1백40명을 고용하는 효과를 현지에 주고있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에는 과거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환경훼손문제가 심각한 장애로 등장하고 있다.
90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한 우리회사는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의 벌목지역 30만 정보 옆에 제2의 벌채허가를 받으려 했으나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현지주민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있다.
환경이 파괴되고 생업인 사냥터를 잃는다는게 일부 주민의 주장이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도 최근에는 환경보호를 내세워 지나친 고율의 자원 수출세·산림보호세를 신설, 외국 자원개발업체가 곤욕을 겪고있다.
환경문제로 해외자원개발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고 그만큼 개발의「적지」도 점차 찾기 힘든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려면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진출기업의 보다 면밀한 사전검토작업이 있어야 하지만 또한 우리가 자원개발을 하기 위해 진출한 국가가 과도한 규제를 할 경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력도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김대식><현대 자원개발 스베틀라야 합작사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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