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질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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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문>에이즈는 바이러스가 옮기는 질환으로 알고있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어떻게 다르며 왜 에이즈환자는 몸에 항체가 있는데도 발병하게 되는가?

<답>흔히 전염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세균만을 알고 있지만 에이즈·간염·독감이나 감기는 모두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날 정도로 우리 주변에 바이러스성 질환은 흔하다.
따라서「에이즈균-감기균」이란 표현은 잘못된 것으로 에이즈바이러스·감기바이러스라 해야 옳다.
바이러스는 1만분의 1㎜정도의 크기로 세균보다 훨씬 작아 전자현미경으로 겨우 보이며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단계에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하등의 생물체다.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거나 번식하지 못하고 반드시 다른 생물체에 기생해 살아야한다는 점에서 세균과 구분된다.
바이러스의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감기 등과 같은 바이러스질환은 인간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 잘 낫는다.
즉 바이러스가 지나치게 맹독성을 발휘해 숙주인 인간이 죽게되면 바이러스 역시 살 공간을 잃게 돼 자신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는 진화론적인 해석이다.
오랫동안 인간과 사이좋게 공생관계를 유지해오던 바이러스가 문제시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초 미국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에이즈바이러스의 등장 때문이다.
항생제는 세균엔 특효약일지 모르나 바이러스엔 아무 소용이 없다.
현재로선 에이즈를 완치할 약제나 예방백신은 없다. 에이즈환자에서도 항체가 발견되나 이 항체는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질환에서와 같이 인체방어에 유용한 구실을 못하며 기껏 항체의 유무가 에이즈감염여부를 알려주는 지표로 활용될 뿐이다.
인간의 면역체계는 항체에 의한 면역과 T림프구에 의한 세포성 면역의 2가지로 나뉘며 이중 T림프구의 작용이 전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다.
에이즈바이러스는 바로 T림프구를 직접 침입해 죽이며 사령관인 T림프구 없이 보조선수에 불과한 항체만으론 에이즈바이러스에 대항하기에 역부족인 것이다. 오직 예방만이 최선의 방책인 셈이다. <정리=홍혜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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