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김희갑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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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원로 희극배우 김희갑씨가 18일 오후10시 서울대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71세.
2년전 동맥경화로 대수술을 받고 투병해온 김씨는 지난14일 몸살증세로 입원했다가 뇌출혈로 숨졌다.
유신은 서울 구기동 현대빌라102동 202호 자택으로 옮겨져 20일 오전10시 발인된다. (383)0015.
장지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묘지. 유가족으로 부인 김영정씨(66)와 김성주씨(30)등 1남5녀를 남겼다.
김씨는 우리나라 희극계의 산 역사였다.
22년 함남장진에서 출생, 40년 일본명치대상과 별과2년을 마친 김씨는 46년「반도가극단」에서 연예활동을 시작, 70년대 중반 무대를 물러날 때까지 8백편 가까운 악극·영화 및 TV극에 출연했다.
59년 희극영화 붐을 일으킨『오부자』에서「합죽이」란 애칭을 얻은 그는 62년엔 그해 제작된 영화 1백10편중 50여편에서 주·조연을 맡는 등 60년대 내내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다.
영화『팔도강산』(66년)은 5편까지 속편이 만들어졌고 이어 TV에서『꽃피는 팔도강산』이란 제목으로 연속극을 방송해 10년간 제작되는 기록을 세웠다. 김씨는85년 남북 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 공연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오기도 했다.
『오부자』『팔도강산』말고 그의 대표작은『와룡선생 상경기』『굴비』『하숙생』등이 있다. 그는 지난해 회고록『어느 광대의 사랑』을 출간하고 소장 시나리오 7백여편을 영화진흥공사에 기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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