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병무청장 소환/슬롯머신 수뢰사건/혐의 확인되면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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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뇌물액수·받은 경위 추궁/홍 여인 “박 의원에 헌수표로 5억”/엄 청장 금명 해임방침 정부
슬롯머신업계 대부 정덕진씨(53·구속) 비호세력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8일 자금추적결과 정씨 형제로부터 1억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드러난 엄삼탁병무청장(53·전 안기부 기획조정실장)을 이날 오후 소환,정확한 뇌물수수 액수 및 전달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엄씨와 함께 전 안기부직원 조모씨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관계기사 3,5면>
검찰은 엄씨가 「호청련」총재 이승완씨,부산 칠성파 이강환씨 등 조직폭력배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정보에 따라 엄씨를 상대로 이들 폭력조직의 결성 및 활동자금 지원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엄씨가 안기부기획조정실장 재직당시인 90년 5월 사들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동경가든 매입자금 13억여원중 5억여원의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점을 중시,이 돈이 정씨 형제 등으로부터 건네받은 뇌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추궁키로 했다.
검찰은 엄씨의 혐의가 확인되는대로 변호사법 위반 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정씨 형제가 탈세혐의로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던 90년 10월 홍모씨(42·여)를 통해 5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당 박철언의원(52)의 실·가명예금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을 통해 물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15일 뇌물전달을 입증하는 내용의 진술에 대한 증거보전신청을 마친 홍씨를 17일 검찰로 재소환,『당시 서울 종로구 평창동 본인의 집에서 정덕일씨가 박 의원에게 직접 돈을 건네주었으며 007서류가방에 든 돈은 일반인이 구하기 힘든 헌수표였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임시국회가 끝나는 시점인 21일을 전후해 박 의원을 소환,뇌물수수 혐의 및 그동안 내사결과를 토대로 한 박 의원의 국내 재산 해외도피혐의 등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슬롯머신사건 연루혐의를 받고 있는 엄상탁병무청장을 금명간 해임할 방침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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